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㉕ 간판없는 복어요리 식당 '스토리(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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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도 바꿀 만한 맛
복요리는 "죽음과도 바꿀 만한 맛"이라고 소동파가 일찍이 말했다고 한다. 얼마나 좋아했으면 그런 말을 했을까마는. 복은 독이 있으니 잘 다뤄야 한다는 그런 뜻이기도 했겠다. 복요리는 독특한 그 맛에 역사도 깊다. 좋은 제철 황복 회는 비싸서 먹어본 적이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귀한 고급음식 임에는 틀림없다.
파주에 살다보니 진달래 필 무렵 황복이 올라온다며 은근히 초대하기를 강요받기도 해 임진강변의 단골 매운탕 집에 황복 나오면 전화 달라고 부탁을 여러 번 했으나 감감 무소식이었다.
맛있는 행복요리사 류정윤 사장님
우연한 기회에 초대받아 간 ‘스토리"는 기존 복요리의 틀을 깨는 쉽게 편하게 누구든 좋아할 수 있게 메뉴를 개발한 식당이었다. 간판은 없어도 가족들이 서로 도와 식구처럼 손님을 정성으로 대하다 보니 한 번 오면 단골이 되고, 또 다른 손님을 모셔오고, 보물찾기처럼 간판 없어도 손님이 늘 찾아온다. 가정집처럼 포근한 이유도 있다. 류정윤 사장님은 50대가 되면 아담한 식당을 차려야지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 넷을 키우니 집에서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 되어 음식솜씨 좋은 손맛을 살려 부업을 시작했는데, 부업이 그만 본업이 되어버린 지도 어언 5년이 되어간다.
복요리는 지금이 제철이기도 하다. 11월부터 2월 사이는 복에 살이 올라 육질도 단단하고 쫄깃하고 가장 맛이 좋은 시기이다. 쌀쌀해지는 날씨에 뜨끈한 국물이 당기고 이런 저런 모임으로 한 잔씩 잦다보면 간장에 해독작용이 좋아 숙취해소에 좋고, 혈액도 맑게 해주어 피부미용에도 좋다. 복요리는 지금이 제철이기도 하다.
뚝배기 복어 해장라면
스토리의 대표메뉴는 뚝배기 복어 해장라면이 있다. 복어뼈를 푹 고와 맑고 시원한 육수에 우리밀 라면사리를 넣고 바글바글 끓으면 콩나물, 버섯, 미나리 등의 야채를 넣는다. 얼큰하게 먹으려면 청양고추 송송 썰어 입맛에 맞춰 넣자. 한 젓가락 후루룩하고 국물 떠먹으면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히며 속이 확 풀어진다. 일부러라도 과음하고 다음 날 꼭 찾아가보시라. (사실인지..)
아이들에게 먹일 메뉴도 있다. 돈가스 보다 맛있는 복어가스는 아주 담백하고 부드럽다. 이곳만의 소스와 함께 찍어먹는데, 이 소스는 양파, 오이피클, 피망을 잘게 썰어 아삭한 식감과 새큼한 맛으로 튀김의 느끼함을 가시게 한다.
온 가족이 함께 즐겁게 식당을 운영하지만 역시 밖깥양반의 노고가 크고 늘 존경스럽단다. 남편 황규찬씨는 파주녹색농업사회적협동조합의 큰 일꾼으로 오늘도 자유로 출판단지 휴게소에서 파주지역 농산물 직거래장터를 열고 있다.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는 간디의 말씀을 실천하고 계신 걸까?"
스토리(Story)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48 (프로방스마을 맞은편, ‘샤브샤브 한정식"과 ‘시골밥상" 사이 길로 직진)
문의 031-948-2714 (화요일이 정규 휴무이나 사전예약하면 방문 가능)
#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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