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릴레이 맛집탐방(15) 어쩌다 만난 파주의 동태탕 맛집 '거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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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릴레이 맛집탐방(15)
어쩌다 만난 파주의 맛집 '거구정'
민물매운탕은 내가 즐기는 메뉴가 아니라서 자주 찾지는 않지만 찬바람이 불면 한번쯤은 얼큰한 동태탕이 생각난다. 파주 토박이로부터 추천을 받아 찾아간 곳이 바로 ‘거구정’이다.
넉넉한 웃음으로 맞이해 주시는 신유만(64세) 사장님
거구정은 16년차의 매운탕 전문점이다. 주 메뉴는 동태탕과 메기 매운탕이다. 시작을 동태탕으로 했으며, 매운탕도 김포와 두지리의 유명한 맛집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신대표는 말한다. 식당의 위치는 이름도 얄궂은 ‘야동동’ 1071번지에 있다. 아름아름해서 찾아야만하는 외진 곳이지만 널찍한 주차장도 점심시간이 되면 자리가 부족하다. 고객도 주로 공무원들인 것만 봐도 내공이 느껴진다. 한 직장을 오래 다니는 공무원의 특성상 그들이 자주 찾는 집은 인근에서는 맛집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주변의 오래된 기업의 직원들도 자주 들리는 곳이다. 사실, 거구정을 알고 있다면 파주살이의 연식이 좀 되는 사람이 봐도 좋을 것 같다.
“최고의 레시피를 가지고 최상의 맛을 내는 음식점은 많아요. 많이 평준화되었습니다. 뭐 별거 있습니까. 편하게 와서 드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장님은 비법을 공개할 생각도, 식당을 자랑할 기색도 전혀 없어보인다. 일관되게 ‘비법은 없다’라고 말을 한다. 지난호의 <제주바릇> 사장님에게서 느꼈던 그 여유가 거구정 사장님에게도 확 풍긴다. 수줍음인지 아니면 자신감인지 내색하지도, 자랑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사람의 입은 속일 수가 없지 않은가? 먹어보면 다시 찾게 되는 이유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
거구정 전경. 거구정은 팜스프링 아파트 뒤편 구석에 있어서 아는 사람만 안다.
“입지조건도 좋지 않은데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시는 것은, 입에서 입으로 소문을 내주셔서 그렇습니다“
기자를 포함해서 어렵게 이집을 찾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불러오는 호객행위를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탁월한 미식가는 아니지만 동태탕은 먹을만 했다. 상투적이긴 하지만 ‘좋은 재료’가 아니면 쉽지 않은 맛이다. 두 번째는 그 어떤 식당도 흉내내지 못하는 인심이다. 동태전골 ‘중‘ 사이즈면 성인 4명이 너끈하게 배를 채우고도 남는다. 23,000원에 말이다.
다른 블로거들의 인터넷 기록을 추적해도, 그리고 주인장도 무엇이 특별하다고 자랑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주 만족스럽다는 포스팅 일색이다. 이런 밥상의 특징이 바로 가정식 밥상 혹은 엄마의 밥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정말 착한 가격, 그럼에도 푸짐한 내용에 손님들이 감동한다.
“동태탕으로 시작했지만 메기 매운탕입니다. 메기는 생물이라 아무래도 맛이 좋지요“
“원가는 자꾸 올라가는데 가격은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대표는 동태보다는 생물로하는 메기 매운탕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한다. 서민 대표 생선인 동태와는 또 다른 맛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올 겨울에는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파주의 거구정에서 메기매운탕은 어떨까? 한겨울에 우리 속을 달래주던 동태탕도 나쁜 선택은 결코 아닐 것이다. 생선값이 나날이 오르고 있지만 서민의 주머니를 생각하는 사장님의 마음이 더 따뜻한 거구정을 추천한다. 그래도 1, 3주 월요일은 피하시라. 주인장도 쉬어야 하는 날이다.
거구정
경기도파주시 야동동 1071번지, 031)941-5288, 010-2361-7347
편집위원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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