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릴레이 맛집탐방 (1) 즐거운 삶을 요리하는 ‘Chef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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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삶을 요리하는 ‘Chef Young’
사계의 경계를 허물려는 듯 11월 치고는 꽤 매서운 바람이 불던 오후. 조금 이르게 일을 마치고 40년 지기들과의 늦은 점심이 예약되어 있다는 개업한 지 얼마 안되었지만 파스타가 일품이라며 연신 자랑을 늘어놓던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Chef Young’으로 향했다.
만추, 통일로 부근의 오래된 은행나무가 연신 잎을 떨구며 오는 겨울을 살아내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참으로 놀라운 식물의 생명력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으로 태어나 삼시 세 끼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늘 약속의 때마저 그 식사 시간을 맞춰 잡기가 일쑤.
어느 하나 돕는 손길 없이도 자연 안에서 오직 광합성만으로 자신에 꼭 필요한 양분을 만들고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적절한 때에 소멸과 생성의 과정을 거역하는 법 없이 ‘자연’이라는 본연을 지켜가는 저 생명들이 보기에 우리는 어떤 모습일런 지...
그러나 또 우리에겐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이 있어, 인연이라는 관계 속에서 풀어가야 할 숙제를 마치려면 이 삼시 세 끼, 역시 허투로 생각할 수 없는 막중한 과제.
어느 자리에서 어떤 사람과 무엇을 먹는가는 그래서 늘 즐거운 고민일 수 밖에 없다. 고마운 자리였다. 이런 면에서 이 날의 식사를 돌아보면 말이다. 더 늦어진다는 친구를 기다릴 수 없어 먼저 시킨 메뉴.
깨끗한 내부에 유독 넓게 자리한 주방에서 정갈한 모습의 젊은 쉐프가 직접 나와 정중하게 주문을 받고, 아직은 시골스러운 이름을 다 벗지 못한 파주에서 이런 서비스가 가능할까 싶게 셋팅 되어가는 테이블을 보며 무언가, 대접 받고 있다는 뿌듯함이라니.
‘들깨 파스타’와 ‘리코타치즈샐러드’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메뉴가 나오고 그 맛을 보며
젊은 사내 ‘쉐프영, 김세영씨’를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되었다. 들깨 파스타에서 느껴지는 깊은 맛은 단지 퓨전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보다 기대 이상이었으며 샐러드 소스에서 또한 이적 경험해 보지 못한 상큼한 맛이 우러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선한 재료들로부터 전해지는 건강함까지.
미국과 호주 시드니에서 요리가 좋아 그저 요리에 미쳐 살며 각종 국제 대회에서의 수상경력까지 거머쥐게 되었다는 그 김세영씨. 이제 이 곳 파주의 작은 가게를 벗 삼아 그가 실현하고 싶던 요리의 꿈을 조리하는 일이 무척 즐겁다는 그.
시종 손님들이 앉아 있는 자리를 살피며 불편을 체크하는 모습에서 요리를 하여 타인에게
좋은 식사의 기억을 심어주고 싶어 하는 진심이 전해져 그 한 끼는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아마 어느 날, 허기지거나 어려운 약속이거나 가벼운 수다가 필요하거나, 또는 무거운 약속의 식사가 예정되더라도, 그 어느 순간일 지라도 그 자리의 분위기를 이끌어 줄 수 있을 곳으로 나는 이 곳 ‘Chef Young’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주성임 기자
1710 Chef Young
031.941.4117
파주시 금릉동 437-4번지 1층
일요일 휴무
AM 11:00~PM 10:00
(마지막주문 9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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