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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65) 전통손맛 “논도랑 추어탕”​

입력 : 2017-10-10 14:52:00
수정 : 0000-00-00 00:00:00

전통손맛 논도랑 추어탕

 

손으로 갈아 만든 예날 그대로의 맛

아침, 저녁 찬바람에 코가 찌릉 댄다. 몸이 먼저 반응을 하나보다. 언제부턴가 몸이 부르는 먹거리는 먹어줘야 한다고, 땡기는 음식은 찾아서라도 먹자는 게 텃밭 농사지으면서 생긴 버릇이다. 요 몇 주 동안은 둥근 애호박에 새우젓 넣고 조린 짭쪼름 하고 달디 단 호박찜에 푹 빠졌었다. 그러나 요즘 일교차가 10도씩이나 널뛰다보니 따뜻하다 못해 호호 불어먹을 정도로 뜨거운 국물에 막 지은 따뜻한 밥을 말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옛날부터 여름에 지친 몸을 돌보는데 추어탕만한 음식이 없다고 했다. 농촌에서 팔월 하순쯤이면 논에 물을 빼기 시작하는데 물꼬 주변에 도랑을 판다. 그곳에서 겨울을 나려는 살찐 미꾸라지를 족대나 통발로 잡아 동네잔치를 하며 최고의 단백질과 칼슘, 무기질을 듬뿍 섭취했던 귀한 보양식인 것이다.

 





요즘 만족할 만한 식당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언제부터 이런 집이 있었는지 모르게 그림처럼 분위기 좋고 제 맛 나는 추어탕 집을 발견하고는 꼭 이 가을에 소개하고 싶었다.

 

금촌역에서 파주시청 방향으로 가다가 현대타워 바로 앞 왼쪽 언덕을 바라보면 논도랑 추어탕간판이 보인다. 등산을 하듯 언덕을 올라가야한다. 큰 느티나무와 산목련, 아카시아나무가 우거져 운치 있고 기와집 담 벽에 그려진 옛 풍경 그림들이 그 시절로 돌아가고픈 충동을 느끼게 하는 식당 입구가 정겹다.

 

튀김용 미꾸라지는 자연산

추어탕 재료인 미꾸라지를 수급하기가 어렵다보니 대부분 양식이나 수입산이다.

이 집 튀김용은 자연산이고 추어탕은 국내산 양식 미꾸라지를 쓴다. 중국산은 실하고 색이 검은데 비해 자연산은 씨알은 잘지만 살이 졸깃졸깃하고 씹을수록 고소하여 어떤 튀김재료보다 맛있어 애피타이저 삼아 한 접시는 금방 없어진다. 추어탕은 통째로 탕도 있고 갈아 만든 진한 탕도 있다. 이 집은 우거지와 대파를 듬뿍 넣었다. 구수한 단 맛에 알싸한 담백한 국물이 일품이다. 여기에 금방 새로 지어 온 찰솥밥을 넣어먹으니 땀이 쑥 빠지는 것이 몸이 가뿐해지는 기분이다.

 

성공비결은 정직

심우섭 사장님께 비결을 물었다 가장 성공하기가 어려운 직업이 식당업이라는데 이렇게 잘하고 계신 비법이 뭐냐고 물었더니 정직하게 장사하는 거지요라고 대답한다. 원자재수급을 잘한다거나 대대로 내려오는 음식 맛을 성공의 비결로 꼽는데, 심사장은 내 자신이나 남에게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를 고수했다니 참으로 쉽고도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었다. 그래서 또 물었다. “어떤 정직인가요?” 했더니 제가 받을 만큼만 받는 거지요. 제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벌 요량으로 머리를 쓰다가는 손님이 먼저 알아보시기 때문에 그저 맘 비우고 정직하게 음식 만들면 손님은 저절로 오게 마련이지요.” 라는 심사장님 말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기분 좋게 잘 먹고 밖으로 나오니 붉게 물든 저녁노을에 걸친 느티나무와 논도랑추어탕기와집이 참 아름다웠다.





 

논도랑추어탕

파주시 금촌동 54-55(현대타워 옆)

영업시간: 10:00~22:00(연주무휴)

문의 031- 943-6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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