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오해 ㉙ 불교의 시간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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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시간체계
시간에 관해서 불교만큼 방대하고도 정교한 개념체계를 갖춘 종교가 없을 듯하다. 하루 이내의 짧은 시간을 보면 찰나(刹那, 산스크리트어로 ksama)는 1/75초, 탄찰나(坦刹那, tatksama)는 1.6초, 납박(臘縛, lava)은 96초, 모호율다(牟呼栗多, murhutar)는 48분, 시(時, kala)는 4시간, 주야(晝夜)는 24시간 하루를 가리킨다.
긴 시간의 단위는 겁(劫, Kalpa)이다. 1겁(또는 소겁小劫)은 인간이 10세가 되었을 때를 기점으로 하여 100년이 지날 때마다 1세를 추가하고, 이런 계산법으로 8만4천세에 이르면 다시 100년이 지날 때마다 1세를 감소시켜서 기점으로 되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이니 계산하면 1,680만년이다. 중겁(中劫, antara-kalpa)은 20소겁이다. 인간이 사는 지구는 4단계를 거치며 윤회한다. 첫 번째 단계가 성겁(成劫, 지구는 액체와 기체로 가득하다), 두 번째가 주겁(住劫, 인류가 생존하는 시기), 세 번째가 괴겁(壞劫, 극렬한 파괴의 시기), 네 번째가 공겁(空劫, 아무것도 없는 시기)인데 이 과정을 되풀이 한다. 각 단계의 시간적 길이는 중겁이다. 대겁(대겁, mahakalpa)은 4중겁이다. 또 대겁보다 더 긴 시간으로는 아승지겁(阿僧祗劫), 무량겁(無量劫), 진겁(塵劫)이 있다.
불교에서는 우주가 삼계(三界: 욕계慾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로 이루어졌다고 본다. 욕계는 욕망이 창궐하는 세계요, 색계란 욕망은 떠났지만 육체가 남아 있는 세계며, 무색계란 육체마저 초월한 정신의 세계다. 천신들이 사는 세계를 욕계육천(欲界六天)이라 한다. 사천왕천(四天王天)의 하루는 인간세계의 50년, 도리천(?利天)의 하루는 인간세계의 100년, 야마천(夜摩天)의 하루는 인간세계의 200년, 도솔천(兜率天)의 하루는 인간세계의 400년, 화락천(化樂天)의 하루는 인간세계의 800년,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하루는 인간세계의 1,600년이다.
사바(娑婆)세계의 1겁은 극락(極樂)세계의 하루이고, 극락세계의 1겁은 가사당(袈裟幢)세계의 하루이다. 또 그 위에 불퇴전음성륜(不退轉音聲輪), 이구세계(離垢世界)......등이 있다.
의학의 발달 덕분에 요즘은 인간수명 백세가 기본이라고 한다. 이것도 겁, 욕계육천, 극락과 가사당세계의 시간에 비한다면 찰나에 불과한 것 아닌가? 인생이 찰나와 같기 때문에 우리는 더 열심히, 더 의미 있게 살아야하지 않을까?
박종일(지혜의 숲 권독사)
#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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