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형 미래교육을 밝히는 혁신교육지구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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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파주형 미래교육을 밝히는 혁신교육지구 사업
류 근 배
(파주상상교육포럼 상임대표)
들어가며
이광호 장학관님의 발제내용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하면서, 파주혁신교육 발전을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에 대해 파주시민 그리고 두 아이의 학부모로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파주혁신교육은 성공하였는가?
발제문에서 ‘미래형 파주혁신교육 실현의 출발점은 학교혁신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당연하고 옳은 진단입니다. 문제는 그 실현의 장인 혁신학교의 수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파주지역 100개 초중고 학교 중 2017년 7월 현재 혁신학교는 15개, 즉 15%로서 옆 고양시의 14.5%와 함께 도내 시군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혁신학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초등학교는 57개 학교중 10개교로 17.5%, 중학교는 25개 학교중 5개교로 20%로 각각 하위권이며, 고등학교는 아예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양적인 지표로 혁신교육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는 없습니다. 질적인 평가가 더욱 중요합니다. 그러나 ‘수는 적지만 운영은 차질 없이 잘되고 있는가? 파주에서 자랑할 만한 모범적인 혁신학교가 얼마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질적인 면에서도 양적 현환을 보완할 점들이 그리 눈에 띄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좋아지고 있지만 이미 기대수준이 높아져 있는 학부모와 지역사회 입장에서 볼 때, 미흡한 점이 더 많습니다.
혁신학교 재지정교, 혁신공감학교 지정 등, 겉으로 드러난 변화 발전은 주목할 만 하지만 혁신교육이 애초 추구했던 ‘입시만을 중시하는 교육으로부터의 탈피’ ‘진정한 교육의 본질 회복’ ‘변화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등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점이 많습니다. 이것이 파주의 현실이고 이를 냉철하게 짚어보는 것으로부터 파주혁신교육의 발전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파주혁신교육의 ‘혁신’을 위한 긴급처방
파주혁신교육은 타지역의 여건과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단계 즉, ‘학교혁신’단계에서 정체되어 있는 현 상황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혁신교육지구’라는 긴급 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파주 전체가 앓고 있는 반(反)혁신의 만성질환을 개선할 ‘혁신의 특효약’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입시 목적 교육의 대표적 병폐인 지식중심의 학력관을 역량중심 교육으로 전환해 달라는 것이 혁신학교에 대한 강력한 요구였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특목고, 자사고의 축소는 이제 교육의 방향이 ‘학교 다양화’보다 ‘교육 다양화’의 길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징후입니다. 입시에서도 변화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진행된 학생부 종합전형의 확대와 더불어, 앞으로 시행될 수능 절대평가제, 고교학점제의 도입은 대동소이한 ‘스펙’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스토리’를 중요시하게 합니다. 개별화 교육의 요구에 맞추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의 제공이 시급하게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줄 다양한 체험 등을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은 학교 담벼락을 낮춰줄 것을 요구합니다. 혁신교육이 중시해 내세워온 ‘학생 중심, 현장 중심’이라는 구호에서 ‘현장’이란 단위학교 현장이 아닌 학교 밖 ‘마을’이라는 지역 현장으로 확대 되어야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시행된 ‘마을교육공동체’사업이 있었지만 ‘마을과 학교의 활발하고 원활한 소통, 변화발전’까지 나아가는데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학교 스스로가 담벼락을 낮추고 적극적으로 학교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와 지역이 함께 아이들을 키운다는 인식의 공유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대대적인 지자체의 교육예산 투입이 가능해야 합니다. 파주를 혁신교육지구로 만드는 것이 우선적 해법이 될 것입니다.
‘혁신교육지구’를 만들기 위한 전제 조건
혁신교육지구 지정을 위해서는 정치인, 공무원, 교육지원청, 학교, 학부모등 모두가 더불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몇가지 선행되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1. 지역 정치인
내년 2018년 6월에 지방선거가 실시 됩니다. 이 선거에서 ‘혁신교육지구 시행을 약속’하는 시장과 시의원들이 시의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파주는 매년 시예산을 급격히 늘려왔지만, 교육예산은 그만큼 증가하고 있지 않아, 전체 시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축소되었습니다. 교육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린 다른 지자체와는 비교됩니다. 혁신교육의 부진을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변화, 발전할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혁신교육지구 정책과 이를 위한 예산증액확보가 당면 과제입니다.
2. 교육지원청
빠르면 2019년부터 파주를 혁신교육지구로 지정하려면 교육지원청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사면에서는 혁신교육지구를 경험했거나 강한 의욕을 갖는 장학사들이 교육지원청에 포진해줘야 합니다. 교육장님은 물론 일반직 주무관님들까지 모두 혁신교육지구 파주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이에 따른 로드맵을 세워 추진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체 추진단의 구성, 공청회 개최, 타 혁신교육지구의 벤치마킹 등이 내년도 교육지원청의 업무계획, 예산계획에 편성되어야 합니다.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일이 많다고 거부감을 갖는 교사들의 오해가 혁신학교 확대의 걸림돌이었듯이,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업무의 과다로 이어진다는 잘못된 인식이 없도록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론과 실천력을 겸비한 교육지원청의 인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까닭입니다.
3. 학교와 교사
‘입시경쟁에 불리해서’, ‘업무가 많아서’ 등의 이유로 뿌리로부터의 변화가 난망했던 혁신학교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코 앞에 닥친 4차 산업혁명의 화두 앞에서 혁신학교들은 물론 교육계 전체가 강력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혁신학교는 이 화두에 제일 먼저 화답하고 우리 교육 전체의 환골탈태를 위해 앞장서야 됩니다.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지는 시점입니다. 자유학년제의 확대, 창의적 체험활동의 다양성 필요, 진로교육의 지역과의 연계 등을 위한 마을자원의 활용을 위해서라도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학교 부담으로 작용해왔던 돌봄, 방과후를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통해 지자체와 마을이 담당할 수 있도록 학교의 문을 더 넓혀야 합니다. 교사는 지자체와 마을의 지원으로 부담을 더는 만큼 전문적 학습공동체 등 그동안 미뤄왔던 학교혁신, 수업혁신을 위한 노력에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사의 본질적 책무성의 강화로 스승의 지위와 신뢰 회복이 배가될 것입니다.
4. 학부모와 시민사회
혁신의 외피만 갖춘 혁신학교는 학생과 학부모가 제일 먼저 알아차립니다. 제대로 된 혁신학교를 접해 보지 못한 파주의 학부모들은 지쳐 있습니다. 혁신교육지구란 제안에 대해서도 그 이해에 앞서 일단 무작정 식상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은 변해야 하고 변화는 학교로부터 시작되며 혁신교육이 현재 가장 강력한 대안임을 학부모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부모가 교사, 학생과 같이, 나아가 지역공동체와 함께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함을 아직 인식하지 못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학부모는 가장 큰 유권자 집단이며 가장 큰 파주 주민 집단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역량을 강화시켜 더 나은 파주교육공동체를 만드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시민단체들의 자발적 협조와 시민들을 위한 눈높이 교육이 필요합니다. 관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것이 아닌, 학부모들의 니즈(Needs)에서 출발해야 하고 , 파주 주민이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혁신교육지구의 성공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무늬만 혁신교육지구’가 안되려면?
혁신학교도 ‘무늬만 혁신학교’가 있듯이, 자칫 ‘무늬만 혁신교육지구’가 되지 않도록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1. 파주혁신교육의 브랜드 정립
저는 작년에 있었던 이 토론회에서, 앞으로 우리 파주가 길러내야 할 인재는, 세계시민의 소양을 갖는 글로벌 인재와 지역적 특성을 겸비한 로컬 인재를 합쳐 이른바 ‘글로컬(Global + Local)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파주를 떠나지 않더라도 세계와 소통하며 글로벌한 능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태어나고 자란 지역사회에도 공헌하는 삶을 살 수 있는 파주형 글로컬 인재를 키우는 것이 파주형 혁신교육지구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한 공감대와 이해를 확산하기 위해 파주혁신교육의 브랜드가 확립되어야 합니다. 이는 혁신교육지구 지정 전부터 미리 연구되고 제시되어야 향후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습니다.
2. 마을교육과정의 수립
‘학생중심, 현장중심’의 교육이 ‘학생중심, 마을중심’으로 확대 되려면 마을을 잘 알아야 합니다. 지역의 역사성, 특수성을 반영한 지역기반의 활동중심 교육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마을에 어떤 인적, 물적 교육자원이 있는지 조사되고 종합되어야 하며, 필요한 자원은 발굴되고 지원되어야 합니다. 마을 자원의 네트워크화가 구축되어야 교사들이 쉽게 이를 교육과정 재구성에 도입하는 플랫폼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학생중심의 배움과 마을의 삶이 연계된 마을교육과정이 제대로 구현될 때 진정한 교육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3. 가치를 공유하는 연대
진정한 교육 혁신은 학교가 학교를 넘어서는데 있습니다. 참여와 협력을 위한 구성원간의 연대가 혁신교육지구의 성공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입니다. 가치를 공유하지 못한 채 예산 사업으로만 인식될 경우, 혁신학교나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에서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 우리는 여러 사례를 통해 보아왔습니다. 혁신교육지구의 의의와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 수 있도록 관료, 교육자, 시민, 학생들의 연대가 최우선 과제입니다. 그리고 이 공동체가 함께 하는 연구와 성찰,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통해서 그 연대의 폭은 계속 넓혀져야 합니다. 이것이 혁신교육지구 사업성공의 최대 관건일 것입니다.
‘혁신교육의 도시 파주’라는 브랜드로 미래를 대비하자
성장하는 아이들이 그 큰 꿈을 이곳 파주에서 펼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파주를 ‘꿈의 구장’으로 만들기 위해 혁신교육지구를 다같이 만들어 가야 합니다. 혁신교육지구를 통한 마을교육공동체 구축에 나서야 합니다. 파주시와 파주교육지원청은 이를 위해 단위학교들과 학부모, 시민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지원해야 합니다. 그 노력의 결실이 ‘진정한 혁신교육의 심장부로 자리 잡는 파주’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리고, 타지역과 차별화된 ‘혁신교육의 도시 파주’라는 브랜드를 탄생시킬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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