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고양파주생협] 한살림과 함께하는 절기 따라 흐르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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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과 함께하는 절기 따라 흐르는 삶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계절을 잊고 삽니다.
계절을 내다보며 채비를 하고 먹을거리를 준비했던 우리네 인생.
이즈음 농민은 허리를 굽혀 땅을 보며, 다시 펴 하늘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절기 따라 흐르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렌즈에 담긴 재두루미부부_2014년 임진강에서
겨울의 시작 입동
이번 토요일 11월 7일은 무슨 날일까요. 놀라지 마세요. 겨울이 시작되는 날, 입동(立冬)입니다. 아니 언제 이렇게 겨울이 다가온 건지 모르겠네요. 입동 날 아침 뉴스를 생각하면 사람들이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걸어가는 장면과 함께 ‘아침기온 뚝, 입동 반짝 추위’라는 자막이 크게 나오는 게 떠오릅니다. 옷장에서 일 년 동안 잠자던 잠바들이 이제 바깥 구경한다고 설레 하겠네요.
입동 무렵의 날씨는 겨울 날씨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 입동의 날씨를 주목했다고 합니다. 입동이 추우면 그해 겨울이 크게 추울 거라는 말 들어보셨죠. 이번 토요일 일기예보가 어떨지 유난히 궁금합니다.
입동, 한살림 생산자의 마음
“예전에는 땅이 얼기 전에 파서 독을 묻어야 했기 때문에 입동이 되면 저장식품 등 겨울 양식을 준비했어요. 이제는 김치냉장고가 있어서 김장을 천천히 하고 있지만 일찍 먹는 총각김치나 동치미는 지금도 먼저 담그기도 하지요. 입동 즈음 아랫동네에 가면 처마 밑에 걸어놓은 곶감들이 붉게 수를 놓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파주는 추워서 감이 얼기 때문에 곶감을 볼 수는 없지만, 대신 매년 찾아오는 손님들이 하늘을 끝없이 수놓는 풍경을 볼 수 있죠. 올해에도 제 밭에는 재두루미 부부가 찾아왔어요.” (파주 천지보은공동체 김상기 생산자)
이 무렵 동물 친구들은
입동은 겨울에 들어가는 문턱이기도 하지만 동물들에게는 일 년 동안 일상적인 활동을 하다가 겨울채비의 움직임에 들어가는 ‘입동(入動)’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름날 나무 하나 하나에 자리를 잡고 한참을 소란을 피우던 매미들은 알을 낳고 퇴장한지 오래고, 다람쥐들은 이제 도토리를 다 모았겠네요. 작년 이맘 땐 임진강에 잘 도착해 날갯짓을 하는 두루미와 기러기들을 처음 본 것도 기억에 납니다. 올 해에도 그곳에 가면 이들을 또 만날 수 있겠죠? 겨울의 길목에 선 지금, 벼가 모두 베여 이제는 벌판이 되어 딱딱해진 논에서 모닥불 피우고선 해 질 때부터 달 질 때까지 철새들과 함께 고구마구이를 하면 어떨까요.
글 한살림고양파주생협 (기획홍보팀 김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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