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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고양파주 생협] 뜬 땅에서 자란 제주의 겨울 당근

입력 : 2016-12-30 16:02:00
수정 : 0000-00-00 00:00:00



 

뜬 땅에서 자란 제주의 겨울 당근

 

이맘때 제주 구좌읍 한살림 생산자들은 숨 돌릴 틈 없이 분주합니다. 겨우내 한살림 당근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좌 당근은 그 맛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육지보다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제주의 기후와 화산이 폭발할 때 쌓인 화산회토 덕분입니다.



 

화산회토는 화산분출물로 이루어진 토양인데, 배수가 좋고 토질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제주에서는 이를 ‘뜬땅’이라고 부르는데, 검은 빛의 폭신한 뜬땅은 당근 뿌리가 곧게 자리 잡도록 돕습니다. 무엇보다 추운 겨울바람을 부단히 이겨내며 몸 안에 한껏 당분을 축적한 제주의 당근은 하지 당근보다 재배기간이 길어 알이 굵고 맛은 더 달큼하지요.

 

12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수확한 제주 겨울 당근은 저장성이 뛰어납니다. 저온창고에 저장해 두면 그 해 9월까지 갓 수확한 당근 맛 그대로 한살림의 소비자조합원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수확이 끝난 밭에는 헤어리베치 등의 녹비작물을 심어 잡초가 자라는 것을 막고, 6월이면 이를 갈아엎어 유기질 거름으로 삼아 땅심을 키웁니다. 당근은 파종 후 45일까지는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처럼 살뜰히 살펴야 합니다. 예보에 없던 비라도 내리게 되면 두 번 파종해야 하는 일도 있습니다. 추석 전 제주를 지나는 태풍들 역시 당근이 넘어야 할 험난한 산들 중 하나입니다.

 

태풍이 지나는 동안 뿌리가 잘 내리도록 세 번 정도 솎아주기를 할 때는 반드시 공동체의 힘이 필요합니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사는 혼자 힘으로 짓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파종 후 45일이 지나면 당근 뿌리는 적당한 길이로 자리를 잡고, 이때부터는 웬만한 태풍에도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기지요. 뒷심 좋은 당근이라, 농부도 그제야 마음 놓고 겨울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한살림고양파주생협 기획홍보팀

 

#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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