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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㉞ 커피 발전소

입력 : 2016-05-13 13:02:00
수정 : 0000-00-00 00:00:00

 

커피발전소는 아늑하고 오밀조밀한 모습에 단번에 마음이 풀어지는 묘한 매력이 있는 카페이자 도서관이자 작업실이자 마을 홍보관이다.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건 3년 전 파주 교하 문발동 공방골목에서 열린 ‘심학산 옆 골목 잔치’ 때문이었다. 도예, 목공예, 바느질, 수공예품 전시와 체험과 장터로 이곳저곳에서 열려 한나절을 맛있게 먹고 소소한 작품 사는 재미에 푹 빠졌었던 즐거운 추억이 있었다. 특히 송영근 사장님이 직접 볶은 핸드드립의 부드러운 브라질 커피가 늘 생각났었다. 커피는 세 가지로 마신다. 먼저 커피 향으로 코가 호사하고, 쌉싸름한 맛의 목 넘김으로, 또 이심전심 전달되는 송영근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으로 마신다. 식사로 충분한 메뉴도 있다. 인절미 와플도 좋지만 우리 밀 또띠아 피자도 맛있다. 유기농 원당으로 만든 과일 청도 진하다. 

 

 

록빠 수공예품을 팝니다

작은 카페이지만 여러 가지의 크고 훌륭한 생각을 담아내는 상품과 포스터가 늘 감동을 준다. 먼저 록빠(Rogpa, 같은 길을 함께 가는 친구를 뜻하는 티베트어) 상품코너가 있다. 티베트 여성들의 자립을 위한 경제적/문화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여성작업장의 수공예품(노트, 장신구, 머플러, 가방, 북마크, 동전 지갑 등)을 팔아 그 수익금 전액을 록빠에 후원하고 있다. 

 

이 마을 화폐, 얌얌쿠폰

또 발전소 책방이 있다. 커피발전소 안 한쪽에 서가를 만들어 이 마을의 크고 작은 출판사가 출간한 책들을 팔고, 소개 하고 싶은 책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작은 북 콘서트가 열린다. 재미있는 건 책 한 권을 사면 얌얌쿠폰 한장을 받을 수 있어 열장을 모으면 만원으로, 이 마을에서 지역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 가깝게 있는 교하 도서관에서 30권의 책을 한 달동안 대출받아 진열해 놓은 교하도서관의 서재도 눈여겨볼 만 하다. 

 

벽에는 인간 감성 회복 프로젝트라는 멋진 텃밭 풍경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농사를 지으며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등 나만의 봄날 추억을 책으로 만든다. 틈틈이 자수 손수건, 꽃잎 주머니도 만들며 한 평 텃밭 농사를 좀 더 재미나게 해보자고 한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다시 봄이 올 거에요’, ‘세월호 이야기’. ‘못난 아빠’ 등의 책과 함께 노란 리본이 있다. 녹색당 홍보자료도 반가웠다.

 

“인류는 달나라까지 다녀왔지만, 이웃을 만나기는 더 어려워졌다.” 라는 요즘 우리 시대의 역설이 있다. 송영근, 심소영 부부는 이렇게 말한다. 마을 사람들이 내 집 안방처럼 편안하게 즐기기를, 또 소소한 작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낼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이웃과의 소통을 늘리고 모임의 계기를 만들며 생산이나 소비를 함께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작은 밀알이 되고 싶단다. 

 

나는 커피 발전소의 여러 가지 기능이 살기 좋은 마을과 지속 가능한 전환마을인 영국의 토트네스를 닮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커피발전소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617-1번지 1층

070.4133.9462

09:00~21:00(토요일, 공휴일 ~19:00 / 일요일 off)   

 

 

 

#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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