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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㉟ 약선요리 매화 한정식

입력 : 2016-05-26 13:15:00
수정 : 0000-00-00 00:00:00

 
약선음식에 관심을 가졌던 건 2005년쯤일 게다. 공원 놀이터에서 작은 식당을 함께 운영하려는데 이왕이면 몸이 원하는 먹을거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도쿄에 있는 두 곳의 식당을 다녀왔었다. 한 곳은 한방차와 간단한 한상차림을 내어주는 곳이었다. 제약회사 실험실처럼 온통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손님의 상태에 맞게 천연 약재들로 차를 만들어 주었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싶다던가, 잠을 푹 잘 수 있게 한다던가, 무거운 머리를 맑게 하고 싶을 때 이에 해당하는 메뉴를 고를 수 있었다. 또 다른 한 곳은 중식 스타일이었다. 식당 매니저가 손님의 손을 잡아보고 혀를 내밀어보라고 하고 눈꺼풀을 제치고 눈동자를 살펴보기도 했다. 그리고 차려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었는데 왠지 피로가 싹 풀렸던 기억이 있었다.

 

히포크라테스가 음식으로 치료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고 말했듯이 우리 몸의 가장 기본적이고 소중한 것이 음식이다. 한의학에서도 식약 동원(食藥同源), 즉 먹거리와 약은 그 뿌리가 같다고 말한다. 건강을 지키는 데에 있어서 약 못지않게 어떤 음식을 먹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국제미식양생대회 금상, 약선요리’

매화 정식 손미숙 사장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 미식 양생 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약선요리는 꼭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되어 지난주에야 약선 요리를 맛보게 되었다. 꽃보다 더 예쁜 모습을 감상하느라 선뜻 젓가락이 움직이질 않았다. 연근의 구멍에 현미밥을 넣고 찌는데 그 색은 천연 재료로만 만들 수 있는 아련한 빛깔이었다. 비트로 만든 붉은색, 당근으로 만든 주황색, 시금치로 만든 녹색의 현미밥과 연근의 사각사각 씹히는 소리의 조합이 예술이었다. 숙지황 삼겹 보쌈은 돼지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생강과 된장을 넣고 삶아낸 다음 숙지황, 갈근, 녹각, 백출 등의 약초를 다린 소스를 돼지삼겹살에 발라 부추와 함께 싸 먹으니 은은한 약초 소스가 잘 어우러져 담백하고 깔끔했다. 우엉현미구이는 우엉을 살짝 데쳐 방망이로 두드려 부드럽게 만든 다음 쌀 가루를 입혀 지지고 검은깨로 고명을 얹어 내는데 우엉의 향이 느껴지는 별미 전병이었다. 연근과 숙지황은 혈액을 맑게 해주고 심신을 안정 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하며 우엉은 독소 배출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한다. 약선은 아니지만 불고기 정식이나 매화 한상차림도 푸짐하니 훌륭했다.

 

천 마리의 소를 기르는 시댁 때문에 프로방스 골목에 큰 고깃집을 열게 된 손 사장은 우연한 기회에 음식으로서의 기본 기능 뿐만 아니라 병의 치료와 건강증진 및 체질 개선, 노화 예방과 만성병 예방 등의 작용을 한다는 약선요리에 매력을 느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손미숙의 약선 자연음식’

손미숙 사장은 꼭 한약재를 넣고 만든 음식만 약선요리라고 단정 짓지 않는다. 들에서 나는 야생초나 산에서 나는 나물들을 음양오행 원리에 의해 적절히 배합하여 몸의 기운을 돋워 주는 것도 약선요리라고 나름의 철학을 갖고 계신듯하다. 그래서 주말이면 어머님이 계신 논산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나물도 채취하고 죽순도 따고 주변의 야생 뽕잎이나 오가피 등의 제철 재료를 따고 갈무리하여 자연 약선요리를 만든다.

 

또한 손 사장은 효녀다. 시간이 날 때마다 고향에 내려가 92세의 노모를 지극히 간병한다. 이처럼 지극정성으로 노모를 돌보는 효심이 음식을 만드는 힘이 되어 더욱더 몸에 좋은 음식을 손님께 낼 수 있는 듯하다.

 

 

 

매화한정식(약선요리)

파주시 탄현면 세오리로 98번지

031. 944. 3637

365일 연중무휴

am 10 ~ pm

 

 

 

#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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