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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㊶ 연신내 칡냉면

입력 : 2016-08-31 18:30:00
수정 : 0000-00-00 00:00:00

 

자연은 생명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이다.

  

자연을 살리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에 관심을 갖게 되어 저절로 지역의 환경운동에 동참 하다 보니 금촌 파주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 자주가게 되었다. 한두 달 전인가 손 만두라고 쓰여진 유리 창문 안에서 열심히 반죽하여 국수를 뽑고, 또 직접 만두를 빚는 젊은 부부를 보았다. 이 집 칼국수를 먹으면서 나의 칼국수 사랑이 도지고 말았다. 어릴 적 홍두깨로 밀어 국수를 만들 때 할머니가 주신 국수 꽁다리의 추억이 아련하지만 최인호의 수필 <인연>에 나오는 칼국수가 더 정겹기만 하다.

 

“가장 소박한 음식 중에 하나인 칼국수를 가장 소박하고 진실한 정성을 다해 만드는 일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요즘 칼국수가 그리워지는 날이면 그 집을 찾아가곤 한다. 거기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물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므로,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보다 맛있는 음식이란 세상에 없다.” - 최인호의 <인연> 에세이 중에서

 

 

향토음식 호박만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물이 기다린다고 했던가. 땀이 쑥 빠지도록 한여름의 뜨끈한 국수도 좋지만 이 집의 호박만두도 만만치 않다. 애호박을 채 썰고 매운 풋고추를 다져넣고, 라면사리를 삶아 기름기 쭉 빼어 만든 만두소는, 파주에 오래 되지 않은(?) 이 지역만의 특색이랄까? 어릴 적 동네 할머니가 별식으로 만들어 주셨던 만두를 상품화 했다고나 할까? 칼칼한 맛과 애호박의 사근사근 씹히는 맛이 일품이어서 문을 연지 두 달 만에 단골손님이 수월찮게 많아졌다고 한다. 난 칼 만두국을 자주 시켜먹는다. 쫄깃쫄깃한 면발에 만두를 함께 넣어 국물이 뽀얗도록 감자와 애호박 듬뿍 넣고 끓여 나오는데 칼국수엔 겉절이 김치, 만두엔 열무김치, 번갈아 이 맛 저 맛 젓가락이 바쁘다. 칼국수야 기본으로 맛있고 수제비도 얄팍하게 뜯어 쫄깃하기가 구수한 젤리 씹는 맛 같다.

 

 

돌아온 파주댁

사모님 한진경씨는 서울 연신내로 시집갔다 아이를 다 키우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서 욕심부리지 않고 소박한 5평짜리 가게를 열었다. 동네 어르신, 친구, 언니, 오빠들에게 정성으로 음식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하니, 그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점점 꾸준히 찾아주시는 손님덕분에 하루하루가 즐겁단다. 앞으로는 우리 밀 만두피로 재료를 조금씩 바꿔보려고 노력 중인데, 시식해 보았더니 구수한 우리 밀이랑 호박 소가 더 잘 어울려 바꿔야겠다는 조민석 사장님의 프로정신도 훌륭해 보인다. 파주환경연합의 회원이시기도 한 두 부부의 먹거리에 대한 바른 생각과 내가 사는 이 고장의 환경 지키기 운동에도 솔선수범하는 이분들의 가게가 점점 더 번창하기를 빌어 본다.

 

 

 

 

첫째, 셋째 일요일은 휴무

아침9시부터 저녁10시까지

예약 주문 010-6369-0544

경기 파주시 금촌동 774-5(금정4길 19)

 

 

 

#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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