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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릴레이 맛집탐방 (7) 외할머니의 손맛을 소환하다, 자연산 산채정식 ‘食客’

입력 : 2018-03-01 15:32:00
수정 : 0000-00-00 00:00:00

외할머니의 손맛을 소환하다, 자연산 산채정식 ‘食客’




어쩌다 한 번의 방문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경우가 있다, 비록 특별한 인연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한 끼니만을 위한 방문이었데도, 그 식사가 그리워지는 경우가 있는데 내겐 여기 식객과의 한 번 인연이 그러했다.

지인의 인도로 들렀던 곳에서 맛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된 후로는 종종 찾는 곳이 되었다.

그렇다고 넘치는 환대나 그럴싸한 메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가져본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 치 아련한 외할머니. 혹은 고향집의 어머니? 그런 감성을 불러주는 맛이었다고 이야기 하는 편이 가장 어울리는 곳.

2층에 살림집을 두고 두 내외가 점심 한 때를 운영하고 있는 식객. 문을 열고 들어서면 수더분한 주인장 아주머니가 인도해 주는 방으로 들어서게 되고, 이어서 내어주는 각종 약초를 달인 물이 지친 심신에 자연의 기운을 먼저 깨워준다. 고단했던 시절, 마음을 달랠 겸 산을 떠돌던 남편이 캐 온 각 종 약초와 산나물로 장아찌를 담그고 더러는 말렸다가 나물 반찬을 해먹었다는 주인장, 그런 시간을 주변과 나누다보니 음식 만들기 좋아하는 그녀의 삶은 어느새 오가는 사람들에게 아래층을 내어주게 되었고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지금은 마트에서 사먹는 일인 줄 아는 각종 장들을 그녀는 일상인 양, 담가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인 지, 이 곳 식객의 곁들이 된장찌개 맛은 아주 일품이며, 망초대, 고들빼기김치, 냉이 참나물 등의 묵나물은 조미료라고는 전혀 사용하지 않아 고유의 나물향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이 날은 가시오가피, 엄나무순, 산달래, 더덕순 등 갖가지 약초들을 섞어 담갔다는 장아찌 맛이 아주 좋았다.

장사의 철학이 있다기 보다, 그저 내 집을 찾아 온 손님에게 정성을 더해 차려 준 밥상.

없던 시절에야 흔했던 산나물, 사 먹을 돈이 없으니 캐어다 먹었기에 자연산이었던 시절.

있는 나물 반찬에 귀한 이에게나 내놓았을 고기반찬이며 생선을 구워 상을 채우려는 그 마음을 먹고 오게 되는 곳. 그래서일 지도 모르겠다, 외식이 잦은 나는 종종 바깥 음식을 먹은 후엔 조갈이 오래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곳 음식을 먹은 후엔 넘치지 않는 포만감을 느낄 뿐 다른 증상은 없다. 늘 동생들 챙기기로 여념이 없는 엄마 같은 큰언니에게 대접한 식객에서의 한 끼. 환하게 웃으며 “꼭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 같다” 맛있게 먹던 언니의 웃음과 무던하던 주인장의 인사가 저녁노을 받은 강가의 윤슬처럼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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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주소 : 경긱도 파주시 문산읍 통일로 2044

전화 : 010-5051-2277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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