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책꽂이 불멸의 성(임해리, 2022.10, 노드미디어)
수정 : 2022-11-30 04:51:06
신간책꽂이
불멸의 성(임해리, 2022.10, 노드미디어)
“색을 구별하지 못하듯 성에 대한 무지와 편견으로 무장된 상태도 색맹이라 본다.” 책 표지에 써있는 도발적인 인트로이다. 책의 내용도 무척 도발적이다. 사료와 연구서를 인용하면서 주장하고 있기에 반론을 펴기 어렵다.
임해리 작가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대학원에서 조선 후기를 전공하고, 이후 불교계에서 일하다가, <육갑 짚는 여자>로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했다. 『혼자 잘 살면 결혼해도 잘 산다』, 『우리 역사 속 못 말리는 여자들』(조선편, 근대편), 『여성의 눈으로 본 세계사』, 『누가 나를 조선여인이라 부르는가』, 『우리 역사 못 말리는 여자들』 등을 출간한 중견 작가이자, 인기 많은 ‘성교육’ 강사이다.
1부 ‘성 풍속으로 본 욕망의 사회상-우리 역사 속의 성’은 충격적인 내용을 전한다. 신라시대 왕실의 동성애, 조선시대의 성 스캔들, 조선의 동성애, 춘향가에 나오는 음담패설 등 그동안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렌즈로 역사와 역사서를 들추어낸다. 모든 글은 사료에 근거하여 인용하고 있어 “설마?”, “에~ 아닐껄”같은 부정하고 싶은 감탄사가 불가하다. 2부에서는 영화로 ‘성’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에 인용된 영화를 저자의 시각으로 되새겨 보는 재미도 쏠쏠할듯하다. 3부에서는 ‘성’에 대한 연구서를 소개한다. [황제소녀경] [킨제이보고서][제2의 성] 같이 잘 알려진 연구소만이 아니라. 독일청소년의 성교육을 위한 계몽서로 쓰이는 귄터 아멘트의 [섹스북]도 소개하며 성인필독서로 권장한다. 4부는 ‘웰빙섹스를 위한 레시피’이다. 매력적인 제목이다. 섹스리스 부부를 위한 솔루선, 자유롭고 행복한 성행위를 소개한다.
성은 섹스(생물학적 의미), 젠더(사회적·문화적 성), 섹슈얼리티(성적욕망과 성적 행위와 이와 관련된 제도와 규범) 3가지 의미를 포괄하고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성은 휴머니즘”이며 “성이 학문의 영역에서 성과학(Sexology)으로 자리한 것처럼 인문학으로 보는 성교육도 필요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책을 덮으면서 동성애나, 근친혼, 성욕, 장애인의 성, 노인의 사랑 등에 대해 소리높이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이 책을 읽고 ‘성’에 대해 터놓고 얘기해보면 어떨까 싶다.
자유기고가 홍예정
#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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