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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④ 대봉감 깎아말려 '감말랭이' 만들다

입력 : 2016-11-16 17:39:00
수정 : 0000-00-00 00:00:00

 

추위와 함께 새로운 달이 찾아왔다. 대봉감 한박스를 깎아 건조기에 넣어 감 말랭이를 만들었다. 논에 가서 짚단을 묶어왔다. 열 단이면 여러모로 쓸데가 많다.

마를 잘 다듬어 박스에 담았다.

세박스를 배달하고 혼자 점심을 먹는다.

  

오랜만에 중국집 삼선 짬뽕이다. 모두 다 아시겄지만 여기서 삼선이란? 세가지 시원한 해산물이다. 오징어, 새우, 해삼. 해삼은 비싸서 조금넣는다. 오징어만 디따 많이 넣는것이 짬뽕. 중국집은 혼자가도 부담없다. 한가한 틈을 타서 도정공장에 들러 왕겨를 네 자루 퍼왔다. 오리와 돼지에게 보송한 바닥을 선물했다. 닭장에도 깔아 준다는게 가져다만 놓고 못했다. 오늘 해야지. 닭들 미안!


▲생강

 

건설차량으로 온통 뿌옇다

미세먼지가 많다. 기준치를 초과한다. 레미콘공장의 차들과 폐기물 처리 덤프트럭에다가 대규모 연립을 짓기위해 흙을 퍼나른다. 집에 창문을 열어 놓으면 방에 먼지가 뿌옇게 쌓인다. 도로에 가끔 물을 뿌리기도 하지만 시늉만 한다. 추운 겨울이 오면 더 심해진다. 털어놓은 들깨를 소쿠리에 치니 먼지가 장난 아니다. 산업용 마스크를 썼다. 창고 바닥의 고구마와 토란 마를 선별해 박스에 담았다. 먼지가 엄청나다. 코의 양쪽에 먼지가 까맣게 쌓였다. 심하다.


▲감말랭이

 

깡통 구멍내 고구마 구워먹어

깡통에 구멍을 뚫어 시장표 가스 난로를 만들었다. 화력도 좋고 비용도 저렴하며 냄새도 나지 않는다. 고구마도 잘 구워진다. 잔챙이 고구마를 구워 먹었다. 그을음이 날때는 다른 가스불에 뒤집어 엎어서 구우면 그을음이 생기지 않는다. 하우스 안이 온통 고구마 타는 냄새가 진동 한다. 뛰어놀던 아이들이 몰려온다. 순식간에 고구마가 사라졌다.


▲11월의 추수끝난 논

 

미루어 두었던 양파를 파종했다. 자색양파 세판 600개를 심는데 점심 시간이다. 배추 한포기 뽑아 점심을 먹고 2차 양파심기를 회원님 세분이 도와줘서 일찍 끝났다.

활대를 세우고 터널을 만드는 건 오늘이나 내일 해야겠다. 물도 줘야한다. 품앗이로 마를 한박스 캐줬다. 무척 힘이들어 새참으로 라면을 끓였다. 한입 먹고 아이들에게 패스했다. 저녁에 다시 라면이다. 나 라면 싫커든요...

 


 
신희곤 도시농부
 
#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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