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35> 어린 목화열매는 달달했는데...
수정 : 2018-11-30 12:54:35
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35>
어린 목화열매는 달달했는데...
목화, 울동네서는 이녀석을 명이라 불렀다. 명나라에서 들여왔나? 문익점이 몰래 부뚜겁 속에 들여와. 백성들이 솜바지와 솜이불을 해서 겨울을 춥지 않게 보냈단다. 지금으로 말하면 밀수인데 무슨 자랑 거리라고 교과서까지 실어서 챙피하게. 우리거나 잘 지킬것이지. 개나리 라일락.
배고플때 어린 열매를 따 먹기도 했다. 지금은 맛없다. 졸업식 꽃다발로도 인기 좋다. 조금 지나면 핑크색으로 변한다.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옛날의 달달했던 기억으로 해마다 서너그루를 심는다. 자세히 보면 꽃도 이쁘다. 중국 인도에 밀려 밭에서 사라진지 오래 되었다.
혼수품으로 예물로 솜이불을 했다. 온 가족이 이불 하나에 추운 겨울을 지내야 했다. 어쩌다 세계 지도를 그리게 되면 담벼락에서 추위에 떠는 이불을 보았다. 솜틀집이 사라졌고 솜이불도 사라졌다. 골마리속의 벼룩과 빈대 이도 사라졌다. 디디티를 내복에 발라 대던 추억도 사라져 간다. 탈지면이 솜으로 만들었을까? 솜방망이는 어디있지? 법원에 가면 볼 수 있겠다. 양승태를 구속해라!
솜사탕 그 달달했던 추억은 이제 ‘아 옛날이여!’가 되었다. 흰눈이 소복히 쌓인 목화밭이 있었다. 바람 한 점 없이 온 천지가 하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모두의 바람대로 태풍이 드디어 도착하고 여기저기 부러지고 날라가고 잠기고 뿌셔지겠다. 나는 아니기를 바라지 말고 모두 힘써 대비 해야겠다. 지붕에 쌔끼줄이라도 쳐야겠다. 태풍 전야다!
도시농부 신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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