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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⑩ 퇴비 만들고, 초석잠 캐고... 이것이 수행

입력 : 2017-03-28 17:08:00
수정 : 0000-00-00 00:00:00

 

퇴비 만들고, 초석잠 캐고... 이것이 수행

 

밭을 치운다. 비닐을 다 걷어내고 고춧대와 지지대 들깻대를 모아서 불살라 버렸으면 좋겠는데 소각행위는 불법이란다. 연기만 조금만 나도 어디선가 득달같이 달려오는 산불감시단. 그나마 나는 여기저기 쌓아 놓을 곳이 많아서 다행이다. 농사 부산물이 썩으면 그곳에 호박을 심는다. 치우다가 지치면 초석잠을 캐고 다시 힘이 들면 이것저것을 갈퀴로 긁어모아 한곳에 쌓는다. 초석잠 한 이랑 남았다.



 

티끌모아 태산.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우공이산의 고사를 곱씹으면서 발효퇴비를 손수레로 나른다. 일주일전 받아놓은 음식물 발효퇴비는 물을 흠뻑 주었다. 염분도 빠지고 더 빨리 발효 되라는 것이다. 이 녀석들도 관리형 텃밭에 살포를 했다. 오늘 다 하지는 못했지만 내일도 하고 모레도 한다. 농사일은 원래 끝이 없다. 매일 하다보면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한 해가 간다. 심고 풀매고 수확하는 것의 반복이다.

 

인생 뭐 있는가? 아등바등 살아도 100년, 편안하게 살아도 80은 살것 아닌가? 기를 쓰고 살다가 기가 빠져 먼저 간 친구들이 있다. 풀이나 뽑으면서 수행한다 생각하면 세상살이가 참 쉽게만 느껴지는 것이 나만 그런가?

 

도라지를 700평 심게 되었다. 씨앗이 제법 비싸다. 두말 12키로에 70만원을 주었다. 수요일에 포크레인을 불러 밭을 일구고 도라지를 심는다. 공부좀 해야겠다. 도라지 도라지 산도라지~~~



 

트랙터로 밭을 갈아야 하는데 동네 사람들 모두 기계도 없는 나한테 밭을 갈아 달라고 성화다. 이번 기회에 트랙터 살까부다. 외상으로...ㅎㅎ

 

감자랑 옥수수 초석잠 마 등을 심어야는데 공간 배정을 잘 해야겠다. 몸이 피곤해서 잠이 안온다. 그래서 일기를 쓴다. 온수매트 켜지 않아도 되겠다. 봄이다. 설렌다. 곧 진달래 피겠다. 화전이라도 부쳐야지. 올해는.



#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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