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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27>텃밭에 나뒹구는 비닐, 썩으려면 50년 걸리는데.....

입력 : 2018-03-29 12: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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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텃밭에 나뒹구는 비닐, 썩으려면 50년 걸리는데.....

 

봄비가 내린다. 이슬비다.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된다. 장닭들이 자기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홰를 치는 소리로 제법 시끄럽다. 암탉들도 알을 낳아서 똥꼬가 아프다고 꼬꼬댁 거린다. 그 사이로 짝을 부르는 박새들의 노래 소리가 제법 애절하다. 노랑턱 맷새들도 아직 짝을 찾지 못했나보다.

 

부추밭을 파헤쳐 부추를 캐서 다듬어 심는다. 부추는 오 년 정도 심어 먹을 수 있지만 해마다 포기를 쪼개고 뿌리를 다듬어 다시 심고 밑거름도 듬뿍 주어야 한다. 부추밭 옆의 더덕도 얼떨결에 같이 밖으로 나왔다. 삼년 넘은 녀석들은 제법 뿌리가 굵다. 잔대도 두 뿌리가 제법 많다. 땅을 판김에 상추도 파종을 하고 비닐을 씌웠다. 사월 말이면 노지상추를 먹는다.

 

집주변에는 하수오를, 텃밭 주변에는 씨삼과 잔대 씨를 뿌렸다. 군부대 사격장에서는 오늘도 사격 훈련이 있나 보다. 새소리 중간에 총소리가 제법 야무지다. 강아지 두 마리를 분양했고 오늘도 세 마리 분양 한다. 형제들끼리 제법 앙칼지게 싸움을 한다. 물고 놓지를 않는다. 수돗물을 끼얹어서 싸움을 말렸다. 생강나무 꽃망울이 곧 터지겠다.

 

하우스앞 열평 정도가 내 텃밭이다. 부추 두 이랑 상추 파종 두 이랑 했다. 쪽파와 당귀 방아 참취가 자라고 있다. 대파를 조금 심고 상추모종을 심어서 식사때 간단히 해결 하려한다. 하우스로는 호박을 올려서 애호박도 따먹고 그늘을 만들면 여름에는 시원하니 좋다. 더덕을 조금 심어 바람에 실려오는 더덕향을 맡으면서 사색을 즐겨볼까?

 

여기 저기 분양 텃밭에 배추를 묶지 않아도 된다고 푯말까지 써서 붙여 놓았는데, 결국 묶었다. 그 끈들만 여기저기서 나뒹군다. 그 끈이 땅속에서 다 썪을려면 족히 50년도 더 걸린다. 내가 치웠다.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다. 이거 치우라고 내가 있는건가? 비닐도 씌우지 말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결국 그냥 버리고 갔다. 나혼자 씩씩 거린다. 5평 농사도 비닐 씌워 하려면. 뭐하러 농사 하냐구요? 제발 비닐은 앙돼용!

 

도시농부 신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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