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31> 하루만에 떠난 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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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31> 하루만에 떠난 병아리 

 

깡패도 아니고 양아치가 세계 무대로 사기를 치고 있다. 평화는 있긴 한건가? 성당에서는 미사 시간에 평화를 빕니다로 서로 인사한다. 그만큼 어려운것이 평화이기 때문이다. 줄타기 하다가 줄이 끊어진 형국이다. 제발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갔으면 좋겠다. 매번 외치는 구호 한번 더 '반전반핵 양키고홈!'

 

하루살이도 아니고 태어난지 하루만에 저체온증에 의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병아리를 애도한다. 얼마나 춥고 외로웠을까? 부랴부랴 달려 갔지만 이미 싸늘하게 식은 병아리 앞에서 잠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개복숭아 나무밑 양지바른곳에 장사 지내주고 그의 혼을 달랬다. 남은 알에서 형제 병아리들이 깨어 나오길 기대한다. 징역 5년에 사회봉사100시간의 판결을 받았다.

 

상추를 고라니만 잘라 먹지 않는다. 거세미나방 애벌레 녀석들도 닥치는대로 잘라먹고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다 자란 상추를 통째로 잘라서 끌고 가려다 포기했다. 호미로 톡 찍어 터트려 죽였다. 분풀이는 이녀석들에게 한다. 상추가 제법 잘 자란다. 맛도 좋다. 종류별로 수확해 여기저기 나누고 판매도 한다.

 

도라지밭에 앉아서 풀을 뽑는다. 2년차 도라지밭의 싹이 제법이다. 지난달 뿌린 도라지 씨는 제법 많이 싹이 났다. 비둘기가 먹지 못하게 망을 씌웠다. 도라지가 없는 곳에는 중대별꽃아재비라는 풀이 땅을 점령했다. 연한 잎을 뜯어 나물로 무쳤다. 돈나물도 한줌 뜯었는데 먹을게 너무많아 다른분께 드렸다. 콩가루와 초고추장 참깨 를 넣으면 맛나다. 미나리 당귀 참취 참나물을 상추랑 같이 싸먹는다. 개들도 족발을 먹는 날이다. 커다란 다라이에 비빔밥을 해먹었다.

 

닭장에 닭들이 자리를 잡고 저녁을 준비한다. 몰래카메라를 찍었다. 사생활 침해다. 옆집에 집을 잃은 닭 한마리를 잡아다가 닭장에 넣었다. 네마리는 또다른 옆집 닭장을 치우면서 새로운 닭이 늘었다. 오골계는 여섯마리가 중닭이 되었다. 두마리 닭은 알을 품고 있다. 닭이 스무마리가 넘는다. 한창 알을 낳을때는 세마리가 알집에 들어가 있기도 한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이 생각나는 씁쓸한 날이다. 할일은 해야지. 농부는 끝없이 일한다. 고구마 심을 밭 정리하러간다 . 오월도 다 지나간다.

도시농부 신희곤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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