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㊻ 장단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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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다. 지금은 산과 들 어딘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을까만은, 노란 잎으로 수놓은 민통선 안의 단풍들은 화려한 붉은색 단풍보다 단아하고 청초하다. 파주비무장지대 일원에는 3개의 마을이 대성동, 통일촌, 해마루촌이 있다. 대성동 마을은 DMZ안에 있고, 통일촌마을은 1972년 7.4남북 공동 성명 이후에 생겼으며, 해마루촌마을은 2001년에 생겼다. 전쟁에 고향을 떠났지만 곧 돌아갈 거라고 간단한 짐만 챙겨 들고 나왔는데 그 길이 70년이다. 통일촌 마을주민들은 20년 만에, 해마루촌 마을 주민들은 5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처음 이곳으로 돌아와 첫날 밤을 자고 아침을 맞이한 그때, 창문 밖으로 보이는 남북을 흐르는 강, 분단의 강, 그저 멀게만 생각되었던 그 강을 보고 슬퍼서 기뻐서 좋아서 울었다는 어느 분도 만났다.
부녀회의 지혜가 만든 장단콩식당
주민들 외에 유동인구가 없던 시절, 주민들이 농사를 지은 농산물의 유통이 어려워 생계가 어려웠었다. 그러던 중 마을 부녀회(현 부녀회장 이연희씨)에서 마을농산물로 식당을 운영해보자고 했고, 그렇게 출발한 마을 식당이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한다. 식당을 시작한 지 벌써 18년, 그 세월만큼 두부 만드는 솜씨가 대단했다. 두부를 오래 눌러 물기를 많이 빼 단단했지만 그래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고소한 맛이 맨두부를 먹어도 하나도 심심하지 않고 두부 맛의 구수한 맛이 입안에 오래 남았다. 콩비지찌개,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청국장찌개 등은 별도로 시켜 취향대로 푸짐히 먹어도 되지만, 장단콩 정식에도 먹을 만큼씩 모두 다 나오는데 각각의 맛이 독특하여 순위 매기기가 어려웠다. 거기에 밥은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데 밥 한 공기 더 달래고 싶을 정도다.
장단콩을 먹으며 DMZ 체험하기
이곳 민통선을 들어가는 길은 두 곳이 있다. 자유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판문점 가는 길, 통일대교로 가는 길과 전진교를 건너는 것인데 군부대 출입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4인 이상의 손님이 식당을 예약하면 식당 인솔로 출입할 수 있으며, 단체손님은 사전에 명단을 식당에 알려주면 군부대에서 출입허가를 받아주고 안내해 준다. 장단콩식당은 좀 더 편안하게 여유를 갖고 손님을 접대하는 곳으로 좋을 성 싶다. 근처에는 단체손님을 위한 뷔페식당도 있고 농산물 직판장도 있다.
행운의 상징 재두루미
또 한가지 금상첨화로 DMZ즐기기라면 파주환경운동연합이나 환경단체의 생태조사 또는 시민대상의 철새탐조를 신청하여 함께하면 더 좋다. 겨울철에 그곳에 가면 늘 재두루미를 볼 수 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재두루미는 한해의 행운을 기원하는 연하장 사진의 모델이기도 하다.
통일대교를 넘자마자 오른쪽에 넓은 논과 백연리 벌판에서 겨울을 난다. 그 뿐만 아니라 초평도라는 넓고 아름다운 하중도(河中島)가 있는데 그 섬에 물이 빠지면 강 뻘에 재두르미가 쉬고 있다. 아름다운 임진강변에 논과 강뻘과 그곳에서 쉬는 모든 새들의 평화를 우리모두 지켜주도록 마음을 모은다면 의미 있는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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