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③ 고구마 캐고 대추 나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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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 맞으며 땅콩을 캐다
연일 먹는 타령이다. 세상이 어수선하니 일단 잘 먹어 두어야 될거같다. 겨울을 잘 지내기 위해 동물들은 몸에 지방을 축적한다.
오소리는 나무에 올라가 떨어져 보고 아프지 않을 때까지 먹어서 몸을 만든단다. 기나긴 겨울을 견딜려면 지방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먹방 잔치다.
어디에서도 팔지않는 동아땅콩 나물낙지탕
동아를 깍뚝썰고 땅콩나물을 한줌 넣는다. 토종배추 한포기를 썰어넣는다. 대파와 표고버섯을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한 뒤 끓기 시작하면 잘 씻어놓은 산낙지를 넣는다. 낙지가 밖으로 도망갈 수도 있으므로 잘 감시한다. 마늘과 청양고추로 대미를 장식한 뒤 낙지가 질기지 않도록 바로 가위로 잘라서 먹는다. 어머! 맛있다. 시원하다를 연발 하면서 먹는다. 밭에서 캔 미나리도 한줌 넣는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팔지않는 동아땅콩나물낙지탕을 먹었다.
아들 손이 부드러웠다
마지막 땅콩을 10여키로 캐고 토란도 조금캤다. 너무 늦게 수확 했더니 싹이 많이났다. 창동 형님이 운동하러 오셨다가 양파심을 밭을 일구어 주셨다. 품삯?으로 땅콩과 토란을 조금 싸 드렸다. 고구마12kg과 땅콩5kg을 배달했다.
금세 해가 진다. 날이 많이 짧아졌다. 차를 카센터에 수리 맡기고 막걸리를 먹었다. 아들과 손잡고 집까지 걸어왔다. 아들 손이 부드러웠다.
배추가 시름시름 앓더니
배추가 시름시름 앓더니 시들어 죽었다. 뿌리에 혹을 잔뜩달고 있다. 뿌리혹병에 강한 시알계통 모종을 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거 같다. 2/3가 죽었다. 고추의 역병처럼 무서운 병이다. 습기가 많고 높은 기온 때문이라고 한다. 배추가격은 김장철까지 높게 형성될 거라는 전망이다.
동네 텃밭 회원분들과 고구마 캐기
고구마를 지난주에 이어서 다시 캔다. 동네 텃밭 회원분들과 작은아버님 내외까지 총 동원되어 백여평에 심어진 고구마를 캐는데 일주일 전보다 훨씬 실한 고구마들이 줄줄이 달려나온다. 그 흔한 굼벵이 먹은 고구마가 한개도 없다. 잔챙이 고구마도 많지 않다. 9시반에 시작해서 1시조금지나 캐는 작업이 끝났다.
혼자 캐려면 열흘은 캐야하는 고구마를 쉽게 캤다. 도시에는 사람들이 많다. 농촌에서는 어림없는 일이다. 아직도 캘 고구마가 조금 남아 있지만 그건 살살 캐면 된다. 사람 손이 참으로 고맙다.
#51 창간2주년 특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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