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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68) 향토조각 장승명인 월당 목영봉

입력 : 2017-11-30 12:49:00
수정 : 0000-00-00 00:00:00

40년 향토목각월당의 장승 평창에 서다

 



파주시 문산읍 사목리 나즈막한 산자락에 장승 여럿이 산을 지키듯 서있다. 향토조각(목각)분야의 월당 목영봉 명인이 40년간 목각 장승을 연구하여 전통 장승 형상을 찾아 복원하고 정성껏 깎아 만든 장승들이다. 이곳에는 월당문화전시실 및 작업실이 있고 조금 높은 언덕에는 카페가 있다.

지난 1112일에는 문화전시실 개관식 및 출판기념 행사가 열렸다. 한국예총 황의철 사무총장, 서예 명인 박민수 원장, 소목공예 명인 여규화씨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의 전통예술문화 명인들과 김동규도의원, 우춘환 미래비젼 회장 등 문화전시실 개관식을 축하하기 위한 하객들로 가득했다.

행사에 대해 감회를 밝히고 있는 예사롭지 않은 인상의 명인이 눈에 들어왔다. 한순간 개량 한복을 입고 머리를 곱게 뒤로 묶은 월당 목영봉 명인과 명인 뒤편에 서있는 장승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토종 전통 목조각 수천점 전시

하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전시장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명인의 설명이 이어질 때마다 참석한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의 소리가 절로 나왔다

토종전통 목 조각의 실태를 비교 연구하기 위해 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과 해외 곳곳 안 가본 곳이 없다 하신다. 국내, 유럽, 미주, 남미, 아프리카 오지까지,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곳에 이어진 목각 탐방 여행을 통해 참고 자료로 모아놓은 목각만 수천 점이다. 모아놓은 작품을 지인이 계수기로 세다 그만 둘 정도라 했다.

왜 이렇게 남이가지 않은 어려운 길을 택했을까?

우리의 고유한 전통예술문화가 불교와 유교 등의 문화에 치우쳐 보잘 것 없고 하찮은 문화로 전락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우리만의 훌륭한 문화 예술이 왜곡되고 사장되는 것을 보면서 내가 한번 해보자는 사명감이 들어 한국전통 향토 목조각의 전령사로 나섰다고 말했다.

설명이 이어지는 내내 누가 알아주지 않았을 40년간 목영봉 명인의 외롭고 힘든 전통문화예술의 길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목영봉 명인이 깍아 놓은 장승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 얼굴 형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근엄함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향토목각 관련 3권의 책 발간

이렇게 모아진 자료를 토대로 연구하여 작품서와 교육서를 만들고, 장승과 솟대를 통칭하여 1996향토목각 교육원이라는 교육원을 개설하였다.

당시의 교육 자료서를 발전시켜 책을 펴냈다. 2013[한국 향토목각의 기초 (장승 솟대배우기)], 2014[한국 향토목각의 조각기법 (장승 솟대배우기 2)], 2015[한국 향토목각의 창작과 재현 (장승 솟대배우기 3)] 을 발간하였다. 목영봉 명인은 전통예술문화 명인으로써 1차적 소명을 마쳤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을 문화 예술계에 보냈지만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하며, 씁쓸함을 감추지 않았다.

대한민국 토종 전통 목 조각은 장승과 솟대를 말합니다. 역사시대의 기록된 장승과 솟대 의미와 역할은 현재 대부분 변이되어 잘못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 장승 형상은?

한국의 전통 장승과 솟대의 의미와 형상은 어떠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과 같이 다소 익살스러운 얼굴상을 가진 장승은 뭘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장승은 지금에 종교와 같이 전지전능하게 여겼을 것이기 때문에 형상 또한 가장 근엄하고 웅장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지금의 부처상이나 예수상, 선인상, 또는 영웅상 처럼요.”또한 장승의 얼굴은 한국의 혼이 깃들어 있는 형상일 거라 말했다.

마을의 수호신으로는 선인상으로, 역병이나 방어신장으로는 무서운 장군상으로 했을 것이며, 이정표 등의 형상은 익살맞게 만들어졌으리라 본다. 사찰장승 또한 민초들이 제작한 형상과 달리 눈꺼풀과 미간에 주름이나 이마에 백호돌기를 형상화한 것이 대다수를 이루고있다고 한다. 올바른 장승 솟대의 교육과 홍보가 필요 하다는 점을 몇 번씩 힘주어 말했다.

 



 


 

40년 목각 인생, 명인으로 인정받아

목영봉 명인은 예술분야의 대학이나 남들이 알아주는 예술학교 정규 교육은 받아본 경험이 없다. 명인 스스로 배우고 싶은 스승을 찾아가 가르침을 구하고 배운 것이 전부라 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보다 체계적이고, 전통목각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2015년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예총)는 목영봉선생을 향토조각 분야의 한국예술문화 명인으로 지정하였다.

한국예총에서 부여하는 명인제도는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지닌 예술문화 활동 및 창작 또는 생산을 하는 자로서, 대한민국의 예술문화를 유지·발전시키면서 높은 수준의 유·무형 성과물로 이를 실현하고 있으며, 예술문화 분야에 15년 이상 종사한 자를 대상으로, 3년마다 해당자의 활동을 평가하여 재 지정하는 등 자격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제도이다. 현재 전통목각 장승 부분에는 목영봉 명인만 명인으로 지정되어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스타디움 옆에 서게 될 한국의 전통장승

20176월 어느날 평창올림픽관계자가 파주시를 지나는 길에 목영봉 명인의 월당 문화전시관에 우연히 들렀다. 그날 목영봉 명인의 장승과 솟대 작품을 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평창 올림픽 전시 및 설치 담당자에게 명인을 소개하는 글과 함께 사진을 보냈단다. 목영봉 명인은 제대로 된 프로필도 없었다. 그동안의 작품을 모아 찍어 놓은 사진을 조직위 담당자에게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담당자가 문산에 있는 명인의 작업실을 방문하고 그 자리에서 전시를 결정했다. 6월이면 이미 작품전시 계획이 거의 정해진 상태이므로, 명인의 작품 전시 결정은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제 작품에 대한 가격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그대로 결정 했지요옆에서 오래 동안 지켜보았던 누구도 명인의 작품 가치를 이만큼 인정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노력이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는 흘러넘치는구나, 이런 우연은 자주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주시에서는 이 사실을 알고 있나요, 선생님?” 웃는 얼굴로 답했다. “뭘 알겠어요. 여주 이천시에서는 무형문화재나 명장이 안된 사람들을 명장으로 만들어 줍니다. 파주시에 무형문화재 신청을 했는데 종목이 없어서 못한다는 답변이 왔습니다.”전통문화예술 계승을 위해 그동안 이루어놓은 것들을 제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는 기회를 원했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더라 말했다.

 


드디어 세계인에게 우리나라 전통 장승의 얼굴을 알리게 되다!

우리만의 고유 전통 예술문화가 세계시장에서 돋보여야 함에도 대한민국에서조차도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 그 정도로 전통 문화의 예술성과 문화적 가치를 훼손하여 근거 없이 마구잡이로 제작되고, 웃음거리로 치부됨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 목각 장승이 정통의 맥을 찾아 최대한의 예술성으로 세계시장에서도 자랑스럽게 내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차에 성사된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목영봉 명인의 대형 향토목각조형작품(장승& 솟대) 장승 7점과 20여 점의 솟대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페럴림픽(장애인올림픽)’한국전통 문화존에 영구 설치된다. 이 장승작품들은 명인이 찾고 탐구해온 한국 전통 신의 모습을 지닌 장승이다. 올해 여름과 가을 내내 나무를 고르고 전통 끌을 이용해 깍고 또 깍은 작품들이다.

이뿐 아니다. 목영봉 명인은 한국의 전통문화 예술품을 제대로 알릴 기회로 다른 분야의 전통문화 예술 작품을 전시할 곳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에 제안 하였고, 조직위 관계자는 그 가치를 인정해 평창 올림픽을 찾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거치는 진부역사에 3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해 주었다. 평창특별뮤지엄에 동계올림픽초청 작가로 참여하게 되며, 201821일부터 318일까지 서로 다른 분야의 한국전통문화예술 명인 작품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내년 평창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옆에 세워진 이 장승들을 보며 많은 외국 친구들이 나보다도 더 놀라 탄성을 지를 텐데,

“It's gorgeous", "Wonderful", "Awesome" 등 할 수 있는 단어는 모두 내뱉을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자부심이 느껴지고 흐믓했다.

 





전통목각 전승사업에 전념하고 싶어

목영봉 명인은 사실 한국전통 목조각 명인으로만 유명한 것은 아니다. 파주토박이로 살아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목영봉이란 이름을 알리며 살아왔다. 태권도 교육 사범, 초대 스킨스쿠버로 많은 인명을 구했고, 라이온스 평생회원 등 많은 봉사활동을 해왔다. 2005년에는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억지부리는 일본에 경고하기 위해 스킨스쿠버로서 일본 후지산 호수 바닥에 태극기를 꽂아 일본매스컴에 크게 회자되기도 했다.

이제 그는 40년간 모아온 자료들을 많은 사람들을 위해 내놓고 싶다고 한다. 또한 그동안 닦아온 전통 목각인 장승과 솟대 제작 방법을 많은 제자들에게 전하고 싶어한다. 종국에는 전통을 계승할 수 있는 전승 제자들을 키워내는 것이 목표. 그러나 이러한 계획도 녹녹한 것은 아니다. 한참 배워야할 사람들이 유치원 정도의 실력으로 작업실을 떠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전통문화예술 전승교육 과정을 지원해 주었으면 해서 파주시와 경기도의 이 곳 저 곳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뚜렷한 답변을 들은 적은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제작기법을 전수하고자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한국예총에서 명인의 교육과정을 알리는 등 지원하고 있어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평창에서 세계인들에게 보여질 목영봉 명인의 장승이 대한민국 이곳 저곳에서도 세워졌으면 좋겠다. 그가 걸어온 전통목각 40여 년 세월을 많은 젊은이들이 이어받는다면 한국에서, 아시아로, 세계로 우리 장승이 여행하게 되지 않을까?

 

전통 목각 분야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한국예술문화 명인 목영봉,

핸드폰 : 010-3685-7978, 전화 : 031-945-9119

이메일 : mokyb@hanmail.net

 

글 임진원 기자/ 사진 목영봉 제공

 


[목영봉 명인의 한국전통 장승 얼굴- 먼 옛날 조상들의 신이고, 한국의 혼이 깃든 존재]

 

  글 임진원 기자

사진 목영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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