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디지털 혁명과 AI 시대, 독일에서 배운 언론과 민주주주의, 지방분권의 미래

입력 : 2025-03-30 06:40:29
수정 : 0000-00-00 00:00:00

디지털 혁명과 AI 시대, 독일에서 배운 언론과 민주주주의, 지방분권의 미래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AI시대, 봉기자가 본 독일 언론과 민주주의출간

 

 

급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에서 지역 언론과 민주주의의 미래를 모색하는 책 "AI시대, 봉기자가 본 독일 언론과 민주주의"가 출간됐다.

이 책은 독일의 언론 역사부터 현대 AI 기술이 가져온 변화까지 폭넓게 다루며, 지방분권과 연방제를 바탕으로 발전한 독일 미디어 생태계가 한국 언론계와 사회 제도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독일 현지 취재로 밝혀낸 언론과 민주주의의 관계

저자 김갑봉 기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한 독일 로컬저널리즘 연수 경험을 토대로 독일 연방제와, 지역 언론의 특성, 다양한 소유 형태와 비즈니스 모델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협동조합 정론지 '타츠(taz)',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본인스티튜트', 시민 중심 독립 언론 '피어눌(Pinol)' 등 대안적 언론 모델을 소개하며 한국 지역 언론의 혁신 방향을 모색한다.

 

체계적인 8장 구성으로 독일 언론의 전모 조명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돼 있다. 독일 언론의 역사와 구조(1), 독일의 지역 언론과 연방제(2), 독일 언론의 혁신과 도전(3), 독일 언론의 새로운 모델(4), 독일 미디어 교육과 민주주의 평생교육(5), 독일 언론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6), 독일 민주주의와 연방제 그리고 지방분권(7), AI 시대 지역 언론과 민주주의(8)까지 체계적으로 구성됐다.

 

연방제와 지방분권이 만든 강력한 지역 언론의 힘

독일에서 지역 언론이 발달한 배경에는 강력한 연방제와 지방분권이 토대가 됐다. 책은 도르트문트공대 저널리즘학과 교수들의 "지역 언론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는 주장과 함께, 민영방송 TV베를린의 "지역성 기반 콘텐츠로 승부" 전략, WDR 에센스튜디오의 "지역 밀착 보도 시청률 35%" 달성 사례 등을 소개하며 지역 언론의 힘을 보여준다.

 

라이니쉬 포스트의 디지털 혁신 전략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로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대표적 지역신문 '라이니쉬 포스트(Rheinische Post)'의 디지털 혁신 전략을 꼽을 수 있다. 라이니쉬 포스트는 일간 20만부, 온라인 구독자 5만명을 확보한 영향력 있는 지역지로, 디지털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장기적으로 종이신문 붕괴는 피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매출의 50% 이상을 디지털에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 중이다. 현지 밀착 보도와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혁신, 팟캐스트와 뉴스레터 등 다양한 플랫폼 실험, AI 기술의 윤리적 활용 방안 등은 한국 지역 언론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 10차 개헌에 주는 시사점

7장에서는 독일 연방제의 역사와 발전 과정, 권력구조와 운영체계를 상세히 다루며, 교육·문화, 경찰·치안, 에너지, 지역개발과 산업정책 등 분야별 지방분권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이를 토대로 한국의 10차 개헌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며, 행정수도 이전과 지방분권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5+3 광역경제권'을 토대로 13개 광역주정부로 개편하는 방안과 연방제 전환 모색 필요성을 제안한다.

 

독일과 한국 공영방송 구조의 근본적 차이

독일과 한국의 공영방송 구조 비교 분석도 책의 중요 내용이다. 독일 공영방송은 이사회-감독위원회 이원화를 통해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실현하고, 다양한 사회계층이 참여하는 이사회를 통해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받는다. 반면 한국은 방송통신위원회 구성 문제와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개입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저자는 "독일 공영방송 구조에선 이진숙 방통위원장 불가능"이라는 제목의 장에서 양국 방송 지배구조의 차이를 날카롭게 짚어내며 한국 공영방송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민주주의 교육의 산실, 베를린 커뮤니케이션박물관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독일의 민주주의 교육 시스템이다. 5장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는 베를린 커뮤니케이션박물관은 12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초의 우편 박물관에서 출발해 현재는 미디어와 민주주의의 관계를 교육하는 중요한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저자는 박물관이 독일 나치 시대 언론 통제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서독 분단 시기 방송이 이념의 전장(戰場)이 되었던 과정을 생생히 전달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베를린의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이곳을 방문해 민주주의와 언론의 관계를 배운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에도 이러한 미디어 교육 기관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독립성과 중립성의 상징, 독일연방정치교육원

독일연방정치교육원(BPB)은 민주주의 실현의 든든한 토대로 소개된다. 1952년 설립된 이 기관은 독일 연방 내무부 산하 기관으로, 독일 시민들의 정치의식 함양과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해 활동한다. 특히 나치 시대의 암울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건전한 민주시민 양성이 핵심 가치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BPB는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만 내용에는 일절 간섭받지 않는 독립성을 유지하며, 정부 비판도 마다하지 않는 정치적 중립성을 원칙으로 한다. 언론인 교육과 지역 언론 활성화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어, 한국의 민주주의 교육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AI 시대 지역 언론의 도전과 기회

AI 시대에 지역 언론이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다룬 8장도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인공지능 기술이 언론계에 미치는 영향과 윤리적 과제,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미디어 환경에 가져올 변화, 그리고 AI 시대에도 변함없이 중요한 언론의 민주주의 수호 역할을 강조한다. 특히 인천투데이의 AI 기자 '인투아이(INTO-AI)' 도입 사례와 AI 윤리강령 및 보도준칙을 소개하며, 인공지능과 언론이 공존하는 미래 모델을 제시한다.

 

한국 사회에 던지는 의미 있는 화두

이 책은 갈수록 심화되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독일의 지방분권과 연방제,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한 지역 언론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한국 사회에 필요한 개혁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독일 금속활자 역사가 한국보다 200년이나 늦었지만 언론과 민주주의 발전은 훨씬 앞서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역사적 성찰의 필요성도 함께 강조한다.

이 책은 언론학 연구자, 미디어 관계자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지방분권, AI 기술의 사회적 영향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도 유용한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독일의 경험을 통해 한국 언론과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며,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한 지역 언론의 역할과 지방분권의 중요성을 재조명한다.

 

책 정보

제목: AI시대, 봉기자가 본 독일 언론과 민주주의

저자: 김갑봉

출판사: 인천투데이

출간일: 2025331

 

바른지역언론연대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