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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릴레이 맛집탐방 (5) 두부공장의 멋진 변신, 카페 빈센트

입력 : 2018-01-25 15:08: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민릴레이 맛집탐방 (5)

두부공장의 멋진 변신, 카페 빈센트




문산 어귀에서 사람을 만나고 상심한 마음에 끼니도 거른 채 운전대를 이정표에 맡기고 한참을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늘노리 어귀까지 다다르게 되었었다. 이제는 차들이 거진 다니지 않는 옛길들과 그 길을 따라, 문명이 주는 꾸밈없어도 자연 그 하나로 충분히 아름다운 주변의 경관들이 위로가 되어 주는 그런 동네로 접어들게 되었었다.

카페 빈센트. 차를 옆으로 붙인다 해도 마땅한 편의점 하나가 없는 길 가에서 눈을 의심하게 하는 작은 푯말,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이 간절했던 순간이었으므로 ‘설마’라는 의심도 불사한 채 작은 푯말이 이끄는 방향으로 조금씩 핸들을 꺾어 보았다.

그 자리에 너른 마당을 끼고 하얀 빛이 도는 단층의 깔끔한 카페, 빈센트가 있었다.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주인장이 고흐에 대한 사랑이 깊어 카페의 이름도 빈센트라 하였다한다. 과연 카페 안은 고흐의 작품들 일색으로 전시관을 방불케 했다.

고향인 이곳으로 내려와 부모님이 운영하던 두부 공장을 직접 리모델링해 만들어간다는 카페. 정통의 커피 맛을 재현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는 주인장의 웃음이 진정성 있게 느껴진 것은 커피 맛이 일품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드립 한 잔을 내려주면서도 정성껏 커피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친철까지.

늘노리 주민들이 농사 지은 단호박과 맷돌 호박을 쪄서, 혹은 마른 호박을 간 가루를 첨가해 직접 반죽하고 굽는 쌀빵과 잘 숙성된 발사믹 식초가 들어간 드레싱의 맛은 과하거나 넘치지 않아 더욱 좋다.

이제는 어지간한 시간의 약속이면 나는 빈센트엘 간다. 굳이 과한 식사로 먹는 일 보다는, 이야기 나눠야 할 것이 더 중한 약속이라면 더욱이 좋다.

아니 일상에 지쳐 있는 나를 위로할 쉼표가 필요한 날이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는 곳, 여기 빈센트.

“멀쩡한 세상이 나를 미치게 한다.”

소리 없이 울었던 천재 화가 고흐가 세상에 섞여들기 위해 자신의 세상과 다른 모진 부분에 정을 내리치며 그린 수많은 작품들에 싸여 있다보면 어느새 다쳐있던 나의 영혼에 새살이 돋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카페 빈센트

- 주소 : 파주시 파평면 늘노리 27-1 (도로명 : 파주시 청송로 446번길 72)

- 전화 : 010-4756-3105

(일요일 휴무)




주성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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