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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시티 동문아파트에 무슨 일이?

입력 : 2016-01-20 18:11:00
수정 : 0000-00-00 00:00:00

그린시티 동문아파트에 무슨 일이?

‘동대표도 2명… 관리소장도 2명…’ 

 

▲그린시티동문아파트 정상화 추진위원회원들이 단지 내 공원 앞에서 이정대 현 입주자대표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2016년 1월 18일 아침. 조리읍 그린시티동문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두 명의 관리소장이 출근한다. 그들은 한 개의 책상을 두고 서로 자신의 자리라고 주장한다. 한쪽은 2014년부터 관리업체로 선정되어 위탁운영업무를 수행한 (주)율산개발, 다른 한쪽은 2016년 1월 7일부로 위탁운영계약을 맺었다는 (주)신대한관리. 대체 동문아파트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의 발단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6월, 그린시티동문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속한 13인의 동대표는 현 이정대 입주자대표회장의 업무수행 및 동대표운영비 사용 내역에 이의를 제기하며 동대표회의 참여를 거부했다. 이에 회장은 동대표회의 불참을 이유로 13인의 동대표를 해촉하는 한편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동대표 선출을 강행했다. 이때부터 13개의 동에서 두 명의 동대표가 서로 정당성을 주장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이에 파주시 공동주택관리과는 동대표 해임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이정대 입주자대표회장에게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그러나 이정대 회장은 이에 따르지 않았고 12월 23일에는 사설 경호원을 관리사무소 계단에 배치한 채 동대표회의를 열어 새로운 주택관리업자선정에 관한 사항을 의결했다. 그 후 입찰을 거쳐 (주)신대한관리가 주택관리업체로 선정된 것. 파주시 공동주택관리과는 12월 23일의 의결은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주택관리업자의 선정, 계약 등은 무효임을 밝혔다.

 

"새로운 주택관리업자의 선정은 무효" 파주시 주택관리과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주)신대한관리 소속의 관리소장은 "우리는 1월 7일부로 입주자대표회의와 계약을 체결하였기에 출근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주)율산개발 소속의 박찬근(남, 51세) 관리소장은 "매일 아침 출근을 저지하는 이정대 회장 측의 방해로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파주시 공동주택관리과로부터 '공동주택 시설물관리에 차질이 생겨 입주자에게 피해사항이 발생할 경우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공문을 수신했다. 결국, 입주민분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 뻔한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관리소장에 더해 그린시티동문아파트 정상화 추진위원회 소속 동대표와 새로 선출된 동대표들이 섞여 매일 아침 관리사무소에는 고성이 오가며 때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파주시 주택과의 공문은 법적 강제력이 없기에 공권력을 행사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어느 한쪽에 퇴소명령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파주시 공동주택관리과 배성진 주무관은 "민원이 들어오면 아파트 규약과 경기도아파트관리규약 준칙을 해석하여 시정명령도 하고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지만, 현장에 가서 집행할 수 있는 행정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그린시티동문아파트 사태에 관련한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파주경찰서 손현우 조사관은 "파주시 주택과의 시정명령은 법원 판결이 아니기에 우리도 (사태해결을 위해)나설 수 없다. 주민들은 동대표해임 절차와 관리업체선정이 적법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나마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판결이 빠르므로 그에 기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입주자대표회장 성추행 혐의로 실형받아

같은 날 동문아파트 201동 옆 공원에서는 2011년부터 3년간 수요알뜰장을 위탁 운영했던 박아무개씨의 양심선언이 있었다.

"2010년 알뜰 시장 입찰에 참여했고 최고가로 낙찰받았다. 낙찰 후에 이정대 회장의 '인사를 해야 하지 않냐'는 강권에 못 이겨 관리사무소 2층 동대표회의실에 찾아가 1만 원권 500장을 건넸다. 입찰 전에는 이정대 회장이 딜러로 있는 자동차 영업소에서 1톤 트럭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이정대 현 동문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 2015년 6월 15일 당시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여직원 성아무개 씨(여, 43세)를 성추행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명령 받은 날이기도 하다. 두 아이의 엄마였던 성아무개 씨는 '네가 이정대 회장을 음해하려는 율산의 사주를 받고 행한 일'이라는 2차 피해에 시달리다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관리사무소를 퇴사해야 했다.

 


 

글 ·사진 정용준 기자

 

 

#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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