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53) 가마솥 시래기국밥 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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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국밥을 잘하는 집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무가네를 찾았다. 시래기밥, 시래기국, 시래기지짐 등 시래기로 만든 음식은 모든 찾아서 먹는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
프로방스마을 만든이가 컨설팅 해줘
더구나 이 식당을 컨설팅 해준 분이 하 사장이라는 말을 듣고 더 반갑고 기대가 되었다. 그는 파주에 있는 프로방스 마을을 만든 사람이다.
‘소렌토’라는 이태리 식당을 시작으로 프랑스의 아름다운 작은 마을을 옮겨 놓은 듯, 허브 향과 파스텔 톤의 건물과 유럽풍의 그릇, 가구 등의 손으로 만든 공예품을 파는 따뜻한 곳이어서 모두들 즐거워하고 좋아했던 곳이었다.
그는 종로에서 1층은 시래기, 2층은 파스타를 하는 ‘우바리’라는 식당을 운영한 적이 있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시래기처럼 영양 좋고 구수한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 없다고 생각한단다.
또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적은 금액으로 따뜻한 시래기국밥 만한 메뉴가 없다고 생각해서 고깃집이지만 ‘무가네’라는 이름으로 상호를 지어 많은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누고 싶었다고 한다.
시래기국밥은 3900원
시래기는 무잎을 햇볕과 바람에 말렸다가 국이나 나물로 무쳐먹고 지져먹는 토속적인 음식이자 조상의 지혜가 담긴 훌륭한 먹거리이다.
항산화성분이 많고 각종 비타민과 철분, 칼슘, 베타카로틴이 풍부하여 성장기 어린이와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에 도움을 주고 또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변비와 다이어트에도 좋은 식품이다.
그 옛날에는 쌀 한 줌, 보리 한 줌에 시래기 듬뿍 넣고 푹 끓여내어 여럿이 배불리 먹는 소중한 구황작물이기도 했다.
무가네 시래기국밥은 가마솥에 소의 사골을 넣어 오랜 시간 고아서 시래기를 넣고 끓여 된장으로만 간을 한 보약 같은 국밥이다. 더구나 3900원이라는 가격은 좋은 음식을 착한 가격에 여럿이 나눠먹자는 나눔의 뜻이 담겨있다.
무가네는 숯불구이전문점
이집의 메인요리는 숯불구이다. 세계 진미인 스페인의 이베리코 흑돼지를 사용하는 데 모두 특수 부위살 모듬이다. 이베리코 흑돼지는 청정들판에서 도토리, 유채꽃, 허브를 먹고 방목으로 자란 돼지들이란다. 우수한 품질의 마블링으로 부드럽고 연하면서 풍미가 있고 맛이 좋아 미식가들의 식탁에만 올라갈 정도라고 한다.
블랙앵거스는 미국의 한우, 미국의 와규로 불린다는데 스트레스가 없는 좋은 환경에서 엄격하게 사육되어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여 조리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품질이 검증된 최고의 맛이라고 한다.
식당 벽면에 행복한 소, 돼지가 들판과 나무그늘에서 노니는 사진이 인상적이다. AI와 구제역으로 살처분 되는 우리나라의 가축과 농가를 생각하면 목이 멘다.
어쩔 수 없이 생명을 섭취하고 사는 우리 인간들이지만 동물에 대해 너무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사육방식이 초래한 결과가 아닌지.
우리의 몸은 우리가 먹는 음식물로 이루어지며 그것은 건강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땅에서 만들어진다.
사람의 육체와 정신이 조화로울 때 비로소 건강하고 바람직한 삶이 될 것이다.
밖에서 먹는 밥 한 끼도 혼이 담긴 음식으로 건강하게 차차 바꿔지기를 고대한다.
#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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