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 히고니의 텃밭일기 ⑮ 더운날은 두 시간이 한계
입력 : 2017-07-27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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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날은 두 시간이 한계
더위의 한 가운데로 진입했다. 습도도 놓고 온도도 겁나게 높다. 가만히 있어도 육수가 뚝뚝 떨어진다. 그놈의 육수는 지린내 같기도 하고 꼬린내가 섞인듯하다. 마치 쥐오줌 냄새를 닮았다. 나도 싫다. 하지만 어쩌랴. 그냥 흐르는 것을. 주머니의 지갑도 땀에 젖어 탈맹이(곰팡이의 고향 사투리)가 났다. 빨래비누 슥슥 칠 해 소시적 자취생 실력을 발휘해 빨래틀에 가지런히 널어본다. 볕이 좋아 금방 마른다.
더운 날은 두 시간 일하는 것이 한계다. 옥수수밭에 풀을 벤다. 예초기에도 잘리지 않을려고 버티는 녀석이 있다. 피와 한삼덩굴이다. 두 시간만에 옥수수밭 고랑의 풀을 해결했다. 예초기 진동으로 손이 떨린다. 오전 작업은 이걸로 끝이다. 텃밭 회원들과 맛난 점심을 해먹고 오수를 청해 보지만 더위와 전화 때문에 실패다.
작두콩이 이번 비에 쓰러졌다. 키 큰 녀석들 일으켜 세우느라 혼났다. 고넘들 너무 많이 달리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땅콩밭 비닐을 벗겨야 땅콩꽃이 지고나서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 열매를 맺는다. 아침 일찍 서둘러 밭에 나와 네 이랑 비닐을 벗겼다. 덥다. 새참으로 막걸리 두 잔 먹고 수박 한 쪽을 먹었다. 마밭에 웃거름 좀 하고 다시 두 고랑 벗겨야겠다. 나머지 여섯 이랑은 내일 새벽에.... 저녁때는 모기 때문에 못한다.
모기에 물린 자리는 유니베라 스킨케어 100을 바르면 금방 진정된다. 모기약보다 훨씬 효과좋다. 알로에성분 때문인가? 암튼 모기 잘 물리는 사람 한번 발라보시라. 깻잎 김치 먹고 싶은데.... 우렁각시 나타나라 얍! 강원도가 고향인 식당 주인이 옥수수 여섯 자루를 주었다. 딱딱하고 달지도 않고 차지지도 않다. 옥수수 익으면 우리 옥수수 맛을 보여 줘야겠다.
옥수수 드실려면 밭으로 달려오시라. 담주쯤!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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