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르면 다시 터진다 -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의 최저임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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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르면 다시 터진다 -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의 최저임금제
화물연대의 파업이 끝났다. 12월 9일 농성천막이 철수했다. 찬성 62%, 반대 38%로 파업종료가 가결되었다. 투표율은 14%에 불과하다. 11월 24일 파업이 시작될 때의 열기가 완전히 식은 것 같다. 16일 만이다.
“우리가 이렇게 물러날 줄은 몰랐습니다.” 화물연대 노조의 말이다.
이와 같은 화물연대의 파업철회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라는 강경 압박이 먹혔기 때문이다. 시멘트 분야만이 아니라, 철강과 석유화학분야까지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지고, 경찰 수사, 공정위 조사가 이어지자 조합원들은 생계 위협을 느끼며 흔들렸던 것이다.
화물연대의 파업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품목 확대’가 요구사항이었다.
파업전 시사인은 화물노동자들의 노동은 ‘요일도 밤낮도 없는 24시간 365일의 노동’이라는 보도를 했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취재하다가, 화물차에 의한 교통사고가 많은 것을 보고, 왜 그럴까하여 취재하게 되었다고 했다. 대부분의 화물노동자들은 잠자고 먹고 쉬는 시간이 보장되지 않아 과로가 누적되고, 졸음운전을 하고, 이런 상황이 교통사고, 인명사고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안전운임제는 안전운행을 위해 최소한의 운임을 보장해주자는 것이다. 화물연대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사실상 화물차를 소유한(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매달 차량할부금을 내야하는) 지입사업자이다. 그런데도 안전운임제를 도입하게 된 것은 운송을 발주하는 화주가 일방적으로 저가 운임으로 일을 주고, 이로 인해 장시간 운전, 졸음 운전, 과속 과적 운행을 하게 되어 화물차의 교통사고가 빈번했기 때문이었다. 2020년부터 도입되었다.
매년 안전운임위원회가 열리고, 여기서 안전운임을 정한다. 화주 측 3인, 운수사업자 측 3인, 지입차주(화물연대) 측 3인, 공익위원 (물류 전문가 등) 4인, 총 13인으로 구성되어 여기서 이런저런 운송원가 등을 감안하여 안전운임을 정한다. 사실상 일종의 산별 단체협상과 마찬가지이다. 말하자면 산별 최저임금제 제도이다. 이런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도로의 주행 차량의 안전까지 보장하는 시스템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정부는 권리를 찾기 위한 집단행동을 불법이라 하고, 북한의 북핵과 같은 위협이라하고, 집단 이기주의라고 노조파업으로 중대본이 구성하기도 했다. 파업으로 재난이 발생했다고 보았다. ILO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결사의 자유협약 위반이라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제 파업은 끝났고, 안전운임제 3년 연장 법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강경기조를 계속하고 있다. 도로를 달리는 화물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보장 받겠다고 하는데, 안전운행을 하고 싶다는데, 불법, 북핵, 재난을 운운하며 누르고 있다.
파업현장을 떠나는 노동자가 말했다. “우리는 병입니다. 갑은 정유사, 을은 화주, 우리는 병입니다. 정유사 시키는대로 해야해요.”업무개시명령에 대해 법학자는 말한다. “강제노역입니다”
6월 파업이후 손놓고 있던 정부, 법개정에 논의조차 방치했던 국회. 모두 직무유기를 했다.
#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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