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힘든 상황이 오기 전 확실히 털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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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힘든 상황이 오기 전 확실히 털고 가자
희망을 안고 시작해야할 연초부터 파주가 시끄럽다. 파주시에 대한 사법기관의 줄조사가 예상되는 뒤숭숭한 분위기속에 시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지난 연말 파주에는 둑방 무너지듯 굵직한 사건들이 일시에 터져 버렸다. 임진강 준설 사진 조작과 서명부 위조 사건(본지 2015년 12월 16일자 1면), 이인재 전 파주시장의 재임 시절 비서실 등을 통해 시 예산 수억원을 빼돌렸다는 파주시의 감사자료 보고서 유출, 거곡리 포병훈련장 비소 검출과 파주시 친환경 쌀 납품 잠정 중단, 이재홍시장의 뇌물 사건 재판 등 파주는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다. 시민들의 분노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통일 중심 도시로 성장해야 하는 파주가 왜 이리 됐는지 창피해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다는 시민들이 부지기수다.
차라리 잘 됐는지 모르겠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썩어 문드러져 수술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 오기 전에 이 참에 확실히 털건 털고 가야 한다. 다행히 임진강 준설 사진 조작과 서명부 위조 사건은 공문서 위조 및 허위사실에 의한 업무방해, 이인재 전 시장 횡령 공문서 유출 사건은 공무상 기밀누설죄로 수사한다고 한다.
정말 제대로 수사하기 바란다. 면피용, 꼬리자르기식 수사가 아니라 사건의 진상과 책임자를 명명백백히 밝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백성들의 녹을 먹는 백성의 공복, 백성들의 평안한 삶을 위한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더 이상 주인인 백성을 우수히 여겨 갑질을 일삼는 행위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 물론 일탈을 일삼는 소수의 공무원이 항상 문제이긴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바라기처럼 권력을 쫒고 권력만 바라보는 ‘권력의 충복’이 아닌 시민의 안녕을 지키고 시민을 바라보는 ‘시민의 공복’인 공무원을 기대해 본다.
이인재 전 시장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시장 재임시 카드깡 등을 통해 수억원 예산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법기관에 출두해 떳떳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당시 담당 공무원을 재조사한 결과 대부분 관련 사실을 인정’(뉴시스 12월 29일 보도)했다는 추후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이 필요하다. 시민의 피와 땀으로 채운 곳간을 사리사욕을 위해 썼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적극 수사에 협조하길 바란다.
장단반도의 친환경쌀이 포병훈련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잘못 알려지는 바람에 친환경쌀 납품이 중단되어 농민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시민들을 불안케 했지만, 검사 결과 친환경 쌀은 비소와 관련이 없음이 밝혀져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게 많은 사건 사고를 딛고 2016년 파주는 거듭 성장해 나갈 것이다. 파주를 욕되게 하고 ‘헬파주’를 부추키는 군상들의 반성과 자숙을 바라며, 평화롭고 따뜻한 파주가 되길 기대해본다.
#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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