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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멸종 위기종 ⑥ 기러기

입력 : 2015-11-06 12:53:00
수정 : 0000-00-00 00:00:00

추수가 끝나면 찾아오는 ‘기러기’



 





 



제법 찬 바람에 조금씩 몸이 움츠러드는 가을, 습관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청명하고 까마득히 높아 보이는 가을하늘 사이로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린다.



 



V자 대형을 이루며 서로를 격려하며 날개짓을 하는 몸짓들이 대견하고 단단하다. 겨울을 나기위해 북쪽에서 날아오는 기러기들이다. 그 먼길 제몸 하나 가누기도 힘들텐데 선두 기러기에게 지치지말라고 힘내라고 격려의 울음소리 ‘끼룩끼룩’ 울어댄다. 또 맨 앞에서 길잡이를 하는 기러기가 날갯짓을 하며 펄럭이면 맞바람과 부딪쳐 소용돌이 상승기류가 발생된다. 뒤에 오는 녀석들은 이 상승기류를 이용하여 맞바람의 저항을 덜 받고 힘을 아끼면서 날아갈 수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14종의 기러기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흑기러기·회색기러기·쇠기러기·흰이마기러기·큰기러기·흰기러기·개리 등 7종이 찾아온다. 흰이마기러기·회색기러기·흰기러기 등 3종의 길 잃은 새[迷鳥]를 제외한 나머지 4종은 모두 겨울철새들이다. 한반도의 전역에서 흔히 월동하는 기러기는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2종뿐인데 파주의 임진강과 민통선으로도 10월이면 많은 기러기들이 찾아온다. 하루에 두 번 서해의 바닷물이 한강과 임진강으로 밀려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데 썰물때엔 기러기들이 떼를 지어 강가 뻘로 모여든다.



 



또한 밀물 때엔 철책선과 자유로 하늘 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농경지 등에서 낙곡이나 씨앗, 열매 등 식물성 먹이를 주로 먹는다. 10월 초순부터 날아오기 시작하여 이듬해 3,4월에는 고향으로 먼길을 떠난다. 특히 85cm정도의 대형기러기인 큰기러기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큰기러기보다 10cm정도 작은 쇠기러기는 분홍색부리에 이마가 하얀 특징을 갖고 있다. 추수가 끝난 농경지에 수백마리가 모여 먹이활동을 하다가 공릉천이나 임진강,한강하구의 물빠져 드러난 퇴적층으로 몰려들어 쉬는 기러기들의 모습을 파주 지역 어느 곳에서나 볼 수가 있다.



 



이젠 개발과 보전이라는 명제앞에 인간은 좀 더 겸손해져야 한다. 우리가 함께 했던 소중한 생명들을 우리 아이들도 볼 수 있게 되기를, 우리가 뛰어놀던 대자연의 품을 우리 아이들도 만끽할 수 있도록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때이다.



 



 



이혜란(파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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