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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조은영은 영혼까지 “보석”이었다! - 윤상규 미술평론

입력 : 2024-10-31 01:35:39
수정 : 2024-10-31 12:16:41

화가 조은영은 영혼까지 보석이었다!

                                                                    윤상규 미술평론가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어느 날, 전화벨이 울렸다. "선생님, 저 조은영입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전화 드렸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내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다. 순간적으로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함께하는 수많은 작가들을 위한 전시행정 안에 작가들 중 에서도 조은영 작가(화가)는 특별한 존재였다. 그녀는 진정한 화가이자 그림쟁이로, 인간의 내면을 주제로 벌거벗은 이야기를 세상에 메시지로 전해왔다. 그런데 그녀의 갑작스러운 전화는 세상과의 이별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선생님, 저는 장례식을 치르고 싶지 않아요. 사후에도 그림쟁이로 남고 싶은데, 선생님이라면 제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주실 것 같아 전화로 제 마지막 이야기를 전하고 부탁드리는 겁니다."

  그녀는 장례식장에서 마지막을 보내기 싫다며,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작품들을 전시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 전시를 주관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조은영, 그녀는 영혼까지도 그림쟁이 화가였다. 나는 수많은 작가들과 작품을 교류하고 전시를 치러왔지만, 이번 사후 고별전을 준비하면서 그녀에게 살아생전 하고픈 이야기를 남겨달라고 청했다. 그 힘든 마음과 정성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옮기기에도 괴롭고 힘든 과정이었을 텐데, 그녀는 정성스럽게 마음의 글을 남겼다. 나는 이 글을 생전에 볼 수 있도록 하려 한다. 그녀의 신념과 그림쟁이로서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글을 읽는 이들에게 경각심과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고 싶다. 조은영, 당신은 당대에 가장 보석 같은 화가였다고 말이다.

 

 

 

<조은영 화가의 메시지>

 

"나는 화가다. 내가 스스로를 화가라 말할 수 있었던 것이 아마 내 나이 50 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전에는 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었음에도 직업을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주로 전업주부라 말했었다.

50이 넘어 그림이 조금씩 익어가고 그 즐거움에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살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자부심도 가질 수 있었다. 미술계에서 나 같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미술계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입맛을 맞추거나 약자를 밟으며 한국 미술계는 사상누각마저 무너지고 평평히 다져진 모래바닥처럼 변했다. 학연, 지연, 돈이 미술계를 자비 없이 밟아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부서졌다. 요즘 현대미술의 판도는 잘난 세치 혀 와 허접한 손재주를 가진 사이비 작가에게 예술의 존엄성마저 잠식당했다. 이러한 미술계의 현상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미술작가의 입장에서 눈감고 모른척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글에 남긴다. 과연 이들의 그림이 가깝게 100년 전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100년 후에도 모던한 것인가? 술계는 냉철한 이성으로 판단하고 덧씌워진 눈꺼풀을 벗어내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미술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피곤한 일이다. 이런 현실에서 나는 모난 돌을 자처하고 뛰어들었다. 내 그림이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이 보거나 100, 1000년 후의 사람들이 보아도 비슷한 울림이 있기를 바랐다. 몇백 년 후의 사람들의 외형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인류애를 기본하는 내 그림이 공통의 울림이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에 내 작품의 제목도 HUMAN인 것이다. 그림을 통해 위로와 평화 등을 말하는 것은 진부한 변명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 되었다.

관람자는 그저 그림을 통해 차분히 잠식해 들어가 그림 속의 작자와 만나 직접 소통하기 바란다. 궁금한 모든 것들이 그 속에 있다.

나는 좀 더 익어서 오랫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사람은 참 어리석은 동물이다. 짐승들도 제 갈 때를 알고 행동하는데 사람은 천년만년을 꿈꾸며 자신의 끝을 생각하지 않는다. 살면서 아쉬운 일과 후회가 없었다면 거짓일 것이다. 다만 딱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좀 더 성숙하고 농익어서 보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을 끝내지 못하고 그 과정만 남기게 된 것이다.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가족에게 사랑받았으며, 가는 곳마다 좋은 인연을 만났다. 그들로부터 넘치는 배려와 인정도 받았고 감사함도 받았다. 미술계에서 모난 돌을 자처했을 때에도 몇몇 고명하신 선생님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았다. 모두 감사한 일이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삶을 살면서 후회나 미련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행복한 것은 모두 고마운 주변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나는 값진 사람이다' 갑진년에 태어나 갑진년에 돌아가니 그 얼마나 값진 우연이 아닌가. 나는 내가 돌아가는 길을 아는 이들 모두 축하해 주었으면 한다. 그림쟁이는 그림으로 자신을 말한다. 그래서 그림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가족들과도 손뼉 치며 웃으며 작별하고 싶다.“

 

 

 

< 윤상규 평론>

 

조은영 작가의 작품은 주로 '휴먼(Human)'을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그녀는 인간 내면의 벌거벗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며, 인간의 본질과 감정을 탐구하는 데 집중해 왔으며 이러한 주제를 통해 그녀는 관객들에게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고자 해 왔습니다. 조은영 작가는 자신 의 작품 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진솔하게 드러내며, 이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한 작가였습니다.

조은영 작가는 인간의 본질과 감정을 탐구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고 시도 해 왔습니다. 그녀의 작품에서 주로 사용된 기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실주의: 인간의 감정과 내면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관객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세밀한 묘사와 현실적인 표현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추상화: 때로는 감정의 본질을 더 깊이 탐구하기 위해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해 왔으며 색채와 형태의 변화를 통해 감정의 다층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관객이 자신의 해석을 통해 작품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혼합 매체: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혼합하여 사용함으로써 작품에 깊이와 텍스처를 더했습니다. 이는 작품의 감정적 깊이를 더하고, 관객이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했습니다. 심리적 표현: 인물의 표정, 몸짓, 그리고 배경 요소들을 통해 심리적인 상태를 표현했으며 이를 통해 관객이 인물의 내면세계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상징주의: 특정 상징을 사용하여 인간의 감정과 본질을 암시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상징적인 요소들은 작품에 숨겨진 의미를 부여하고, 관객이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조은영은 이러한 다양한 기법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고, 감정의 깊이를 표현하며, 관객과의 깊은 소통을 이루고자 했습니다. 그녀는 사실주의 기법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매우 세밀하고 현실적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그녀의 작품에서 사실주의 기법을 사용한 주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밀한 인물 묘사: 조은영 작가는 인물의 표정, 눈빛, 주름 등 세부적인 부분을 매우 정교하게 그려내어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이를 통해 관객은 인물의 감정 상태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빛과 그림자 사용: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통해 감정의 깊이를 표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두운 그림자를 통해 슬픔이나 고뇌를, 밝은 빛을 통해 희망이나 기쁨을 표현하는 등 감정의 다양한 면모를 시각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색채의 활용: 색채는 감정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조은영 작가는 색채의 미묘한 변화를 통해 감정의 뉘앙스를 표현했습니다. 따뜻한 색조는 행복과 평온을, 차가운 색조는 고독과 슬픔을 나타내는 등 색을 통해 감정의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배경과 소품: 인물 주변의 배경과 소품을 통해 감정을 보조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황량한 배경은 고독감을, 자연 속의 배경은 평온함을 나타내는 등 배경 요소를 통해 인물의 감정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인물의 자세와 동작: 인물의 자세와 동작을 통해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움츠린 자세는 불안이나 두려움을, 펴진 자세는 자신감이나 희망을 나타내는 등 인물의 몸짓을 통해 감정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조은영 작가는 이러한 사실주의 기법을 통해 관객이 인물의 감정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감정의 깊이를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했습니다.

 

조은영 작가는 사실주의 기법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독특한 접근 방식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슬픈 감정을 표현할 때 손에 먹물을 묻혀서 마구 표현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기법에서 벗어나 보다 감정적인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은영 작가의 이러한 기법은 사실주의의 틀 안에서 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보다 직관적이고 강렬하게 전달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감정의 절제와 표현의 자유로움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은 사실주의가 단순히 외형적인 사실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내면 감정과 심리 상태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표현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은영 작가는 사실주의 기법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몇 가지 독특한 접근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접근 방식들은 사실주의의 전통적인 틀을 유지하면서도, 감정의 깊이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표현: 조은영 작가는 슬픈 감정을 표현할 때 손에 먹물을 묻혀서 마구 표현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는 감정의 격렬함과 혼란스러움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전통적인 사실주의의 정밀한 묘사와는 차별화되는 접근입니다. 내면의 감정 탐구: 사실주의는 종종 외형적인 사실을 묘사하는 데 중점을 두지만, 조은영 작가는 인간의 내면 감정과 심리 상태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표현하려고 합니다. 이는 인물의 표정, 몸짓, 그리고 주변 환경을 통해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나타납니다.

 

-감정의 절제와 표현의 자유로움: 조은영 작가는 감정을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표현의 자유로움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는 작품에서 감정이 과도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관객이 그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균형 잡힌 접근 방식입니다.

 

-다양한 매체와 기법 활용: 조은영 작가는 전통적인 회화 기법 외에도 다양한 매체와 기법을 활용하여 감정을 표현합니다. 이는 작품에 다양한 텍스처와 깊이를 더해주며, 감정의 다층적인 측면을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들은 조은영 작가의 작품이 단순한 사실주의를 넘어, 인간의 복잡하고 다면적인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기여합니다.

 

이를 토대로 작가 조은영의 세계를 두고두고 오랜 시간을 기억 할 겁니다. 언젠가 조은영 작가의 이상과 사상을 이해하고 동조하는 후배 작가들이 기억을 소환하는 자가들이 생겨날 것이며 그녀를 동경하는 마음으로 미술의 다른 이해가 조명 받으리라 확신하는 바입니다. 이에 상상청 연합에서는 그녀를 보내기 전 더 많은 사람들에게 187점의 누드화를 비롯 작가 조은영의 모든 작품 200여 작품으로 대장정 서사시를 써 내려갈 예정이다.

 

전시계획

파주 헤이리 AN gallery를 시작으로 제주를 비롯하여 전국 22개 상상청 연합과 계약된 전시공간에서 순회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을 끝으로 한국에서는 고별전을 예정하고 있다.

 작가 조은영의 시선으로의 해석한 인체와 추상적 표현이 감성이 복합된 작품을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전시로 조율하고 있다. 이 기간을 총 26개월간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 전시를 끝으로 그녀를 평안의 안식을 위해 자유롭게 그녀의 영혼을 놓아 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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