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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오해 ② 한국인 2차 · 3차, 중국인은 한 자리에

입력 : 2014-11-20 16:35:00
수정 : 0000-00-00 00:00:00

한국인 2차 · 3차, 중국인은 한 자리에

 

보통의 한국 사람은 보통의 중국사람이 술을 엄청나게 마신다고 생각한다. 그런 단정(?)은 한국의 보통 사람이라면 대략은 알고 있는 중국 고전문학과 흔히 접했던 홍콩 무협영화로부터 영향을 받은 바가 큰 것 같다. 수호지에 등장하는 노지심은 술을 독으로 마시고, 성룡이 출연한 취권에서는 술을 마구 들이켠 뒤 무공을 제대로 펼친다.

 

수호지는 송(宋)나라 말기가 시대배경이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고량주 같은 고도주를 만들어내는 증류방식은 송나라 말기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니 노지심이 독채로 들이킨 술은 빼갈이 아니었단 얘기다. 생각해보라. 고량주만큼 취기를 올리려면 막걸리로는 얼마나 마셔야할지.

 

중국의 보통사람들은 한국인들이 술 마실 때면 으레 2차, 3차까지 가는 줄로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인 친구에게는 2차, 3차까지 대접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들의 얘기로는 한국 TV연속극에서 늘 그런 장면을 보았다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술만 마시기 위해 모임을 갖지 않는다. 술만큼 중요한 게 함께 먹는 음식이다. 그러니 술은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좋은 음식과 함께 즐긴다. 배가 부른데 2차, 3차 까지 갈 수는 없지 않은가?

 

두 나라의 보편적인 음주 습관이 어떻든 술을 전혀 못하는 사람과 엄청나게 마시는 사람은 양쪽에 다 존재한다. 좋은 음주습관만 서로에게서 배웠으면 좋겠다.

 

 

 

 

 

박종일 (지혜의 숲 권독사)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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