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오해 <136> 전세계의 투표방식
수정 : 2022-03-21 03:41:27
전세계의 투표방식
박종일
며칠 전에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전 세계에 어떤 투표방식이 있을까?
1. 종이 기반의 방식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식은 투표지 위에 투표자가 자신의 선택을 표시하는 것이다. 투표지에 미리 적혀 있는 후보자나 정당 가운데서 자신이 지지하는 대상에 표시를 하는 방식이 있고 지지하는 대상의 이름을 직접 써넣는 방법도 있다(일본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이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2. 이스라엘의 문자투표지 방식
종이 기반 방식의 변형이다. 기표소에 들어가면 선거에서 경쟁하는 정당의 이름 하나만 적힌 투표지를 담은 쟁반이 정당별로 하나씩 놓여있다. 투표자는 그 중에서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의 투표지를 골라 미리 받아 간 봉투 안에다 넣고 봉함한 뒤에 투표함에 넣는다. 내각책임제이고 국회의원 전체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이스라엘의 정치체제에서 나온 독특한 방식이다. 라트비아도 같은 투표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3. 기계식 투표
투표지의 역할을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기계를 작동하는 방식은 수동식(조종간 사용)과 전자식이 있다.
4. 인터넷 투표
일부 국가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투표가 허용되고 있다. 2005년에 에스토니아가 처음으로 시행했다.
5. 우편투표
다수의 국가가 우편투표를 시행하고 있다. 투표자는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받아서 기표한 후 우편으로 돌려보낸다.
6. 공개투표
비밀투표와는 달리 공개투표는 투표자가 다 모인 장소에서 거수 또는 기립으로 찬반 의사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역사도 오랜 스위스의 주민(州民)대회(란츠게마인데) 제도이다. 투표 대상은 공직자의 선출이 아니라 법령과 헌법의 개폐이다. 주에 따라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아직도 스위스의 많은 주(칸톤)에서 시행되고 있다.
7. 공깃돌 투표와 그 밖의 방식
감비아에서는 공깃돌을 사용해서 투표한다. 기표소에는 정당의 상징 색이 칠해지고, 상징 부호가 그려지고, 후보의 사진이 부착된 철제 드럼 여럿이 놓여있다. 투표자는 공깃돌 하나를 받아서 자신이 선택한 후보자의 드럼 안에 넣는다. 공깃돌이 떨어질 때 나는 소리가 투표 참가자 수를 집계하는 수단이다. 혼돈을 피하기 위해 선거일에는 투표소 부근에서 자전거 사용이 금지된다. 드럼 안에 넣지 않고 드럼위에 놓아둔 공깃돌은 무효표로 처리된다. 이 방식은 높은 문맹률에 대응하기 위해 1965년부터 시행되었다. 비슷한 방식이 서구사회의 동호인 클럽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검은 돌(반대)과 흰 돌(찬성)을 하나씩 나누어 주고 찬반 의사를 표시하게 한다. 영어의 블랙볼링(blackballing: 반대투표)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역사에서 이번처럼 미세한 표차로 당락이 결정된 전례가 없었다. 어느 쪽도 진정한 승자[또는 패자]를 주장하기 쉽지 않다. 정치가 정말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출처:연합뉴스- 감비아의 공깃돌투표
△이스라엘은 인쇄된 투표용지들 중 하나를 선택하여 투표봉투에 넣고 투표함에 넣는다. 프랑스도 같은 방식이다.
#1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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