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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현 박사의 통일 문화 산책 ① 체념을 딛고 희망을 일굽시다

입력 : 2015-01-12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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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을 딛고 희망을 일굽시다



 





 



“2050년께 통일한국은 9만 달러의 개인소득으로 미국 다음가는 세계 제2의 경제규모를 지니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자문회사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2009년 9월 발간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Global Economics Paper, No.188)의 내용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남북한이 서로 협조하면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과 풍부한 지하자원, 남한의 기술과 자본력 그리고 시너지 효과에 따른 생산성의 비약적 향상으로 2050년에 이르면 남한의 개인소득은 9만 6000달러, 북한의 소득은 7만 달러가 된다고 예측했습니다. 



국립외교원 또한 2040년 인구 8,000만의 통일한국은 세계 7대 경제강국으로 부상해 유라시아 · 태평양 경제권의 핵심허브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군사분야에서는 현재 180만 명에 달하는 남북한의 병력 수가 35만 명 수준으로 감축됨으로써 방위비 부담이 크게 줄면서도 통합된 작전 능력과 첨단 전력을 발전시켜 안보를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방어적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통일한국의 비전은 분단의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특히 남북한 접경지역에 살고 있는 파주 주민들에게는 가슴을 뛰게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눈앞의 현실은 엄중합니다. 연례적으로 치르는 군사훈련 때마다 남북 간에는 전쟁불사의 험악한 언사가 오가고 일촉즉발의 군사충돌 위기가 발생해 우리를 불안케 합니다.  대북삐라 살포는 파주 주민들을 불안하게 할 뿐 아니라 생계에도 지장을 주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긴장을 완화시키고 평화를 정착시켜야 할 책무를 가진 정부가 극우단체들의 삐라 살포를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묵인, 방조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일가를 비판하는 삐라 한 장이 USB로 한국 드라마를 일주일 안에 볼 수 있는 북한 지역에서 무슨 효과가 있는지 의심스럽고, 그나마 상당량이 남쪽 지역에 떨어져 환경만 오염시키고 있지 않습니까?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은 구체적 정책수단이나 실천방법을 갖추지 못해 말의 성찬에 그친 채 남북간 ‘기싸움’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합니다. 파주시민들이 삐라살포를 막기 위해 트랙터를 몰고 나선 것도 자신의 삶과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통일로 가는 길을 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일은 일단 발동이 걸리면 계곡의 급류처럼 순식간에 진행됩니다. 통일의 물꼬가 터진 후 마무리까지 걸린 시간은 독일의 경우 1년 5개월, 예멘은 2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한반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처음 시작이 어렵지 일단 통합의 동력이 작동되면 무시무시한 힘과 속도로 통일의 과정이 진행될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통일은 우연히 “어느 역사적인 날에 역사적인 회의에서 역사적인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한 번의 행위”가 아닙니다. 수많은 원인이 축적되어 숱한 이정표와 단계를 거치는 과정인 만큼 우리 모두 희망을 잃지 말고 끈기를 가져야겠습니다.



 





백장현 (정치학박사·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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