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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평]통일을 그리다 展

입력 : 2018-04-25 12:00:00
수정 : 0000-00-00 00:00:00

[전시평]

통일을 그리다

파주와 북한에 쌍둥이 소녀상을 세우자는 열정이 전시작품 구매로 이어져

전체 출품작 가운데 60%가 판매되어, 시민과 작가 연대 정신 실현



 

 

남북관계가 그 어느 때 보다 평화의 분위기로 달아올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때 흥미로운 전시가 파주에서 이루어졌다.

파주는 남북의 긴장상태에 따라 주민의 일상생활에 가장 많은 직접적 영향을 받는 곳이다. 그렇기에 어느 지역보다 통일과 평화를 갈구하는 곳이며 실향민을 포함하는 인구가 분단선 접경지역의 어느 곳보다도 가장 많은 곳이다. 이러한 지역 모순을 극복하고자 깨어 있는 파주시민이 나서서 민족 공통의 아픔인 위안부 피해자를 주제로 통일로 가는 평화의 소녀상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하나는 파주에, 또 하나는 북녘동포들이 사는 그곳에 말이다. 그래서 민간통일의 다리를 놓고자 함이 그것이다.

최근 47일부터 15일까지 <참회와 속죄의 성당> 안 민족화해센터 로비에서는 통일을 그리다이 치러졌다. 여기에는 23인의 작가가 참여하였다.

이 전시는 위의 뜻에 동의하는 작가들로 구성되어 각자 제작한 아끼는 소품들을 낮은 가격으로 내놓아 평소 미술작품 하면 비싸다는 고정관념을 허물어 일반인도 쉽게 구매에 나서게 했다는 점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보통 일반인의 경우 느끼는 미술관이나 전시장은 왠지 접근이 꺼려지는 곳인데, 이유는 우선 마음과는 다르게 미술에 대해 잘 모르거나 가격이 자신의 구매력에 비해 비싸다는 것도 있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는 전체 출품작 가운데 60%가 넘는 구매가 이루어져 일반 기금마련전의 평균인 30%를 훨씬 웃도는 경이적인 성과를 내게 되었다는 점에서 갤러리나 창작자들은 진지하게 그 이유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전시작품의 구성요소에는 특별히 미술의 경향성을 내세우지 않고 단지 제목을 통일을 그리다라고만 하였고 나머지는 철저하게 창작자의 자율에 맡긴 것이어서 사전에 어떤 작품이 등장하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런 만큼 전시된 60여 점의 작품 경향은 천차만별이었다. 캔버스에 유채나 아크릴물감으로 그린 것이 제일 많았고 목판화, 수채화, 전통회화 기법인 수묵과 드로잉 작품과 김성래 작가와 김서경, 김운성 부부의 조각 작품들이 뒤를 이었다. 이중 이진석 작가의 실크로드시리즈는 특별히 많은 시선을 받아 완판을 했다. 김시하는 일상의 소재를 맑은 수채화로 그려 내어 완판을 넘어 예약까지 이루어진 특별함을 연출했다. 전용주 작가의 작품은 섬세하고도 따뜻한 시선을 캔버스에 녹여 내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 완판작가라는 별호를 얻었다.

이밖에도 2017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으로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인가라는 사회논쟁을 일으켜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이구영 작가와 생태작가 조신호와 이 전시를 기획하고 출판미술과 다양한 작품과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김종도와 이밖에 재활용미술의 선구자 서진옥 작가, 홀로그램미술작가 박명선과 벽화작업으로 알려진 이화섭과 이재필, 허호신, 시인화가 김두안과 정영하, 김영준 부부작가와 헤이리 4.9갤러리 관장인 천호석과 80년 대 판화운동의 거장 홍선웅 등 무게감 있는 작가들로 짜여졌다.

외적 요인으로는 이 전시를 위해 통일로 가는 평화의 소녀상 세움 파주시민모임의 적극적인 협조와 취지에 공감하는 지역민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은 작가의 레벨과 작품성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촌평하자면 이 전시는 성공한 경우이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파주시민의 통일로 가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작은 밀알이 되기를 바라며 향후 이번의 경우를 거울로 하여 여러 기획전이나 개인전 등을 기획한다면 긍정의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2018. 4. 24

화가 김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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