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㊼ 오순도순 순대국 집

입력 : 2016-11-28 14:07:00
수정 : 0000-00-00 00:00:00

 



8년만에 창업한 젊은 사장님

요즘 젊은이들의 직업관은 상당히 명쾌하다. 회사의 미래와 본인의 성장을 함께 기대하지 않으며 안정적인 월급을 받는 것도 좋지만 자기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여 얻는 성취감에 만족하고 일 자체를 즐기는 것에 대한 생각이 뚜렷하다.

 

오순도순 순대국 집의 노효종 대표가 그랬다. 꼭 가봐야 할 식당으로 추천 받아 파주시 문산읍 사임당로 61번지까지 오게 되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치킨집 낙지집 중국집 순대국집 등 작은 식당에서부터 잘 나가는 대형 레스토랑 까지 두루 8년 정도 직장인으로 일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고 싶은 것을 펼치고 싶어 저축한 돈 모두를 투자하여 창업 했단다.

 

식당을 돌아보니 깨끗한 새 주방이 홀보다 두 배나 크고 잘 놓여진 집기들의 동선이 힘들게 일하는 곳이 아니라 재미있게 즐겁게 일하는 곳으로 보여졌다.

 

순대 머리고기 육수를 직접 만들어요

요즘 전문점들도 모든 걸 다 직접 만들지 않는다. 그만큼 시간과 정성이 들고 인건비 비중이 커지니 웬만한 식당들도 어느 정도는 구매하고 메인 음식만 만드는 그런 구조가 놀랍지도 않은 시절이다. 순대국은 특히 그런 품목 같다. 육수를 직접 고은다거나 머리고기를 직접 삶는다거나 또 순대를 직접 만든다는 것은 한 두 해 해서는 절대 해 낼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그 일을 노대표는 하고 있었다. 순대국을 시켰다.

 



순대국 안에 머리고기 순대 오소리감투가 잘 끓여낸 깨끗하고 맑은 찐한 국물에 가득 담겨나왔다. 순대국 좋아하는 누구누구를 지금이라도 당장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육수가 일품이다. 한 번에 사골을 50kg씩 넣고 5시간 고아내고 기름기를 다 걷어낸 국물은 투명하고 맑지만 찐하게 구수하다.

 

순대도 일일이 직접 만든다. 양파 파 청양고추 생강 마늘 양배추 당면 선지 등을 소금간 하여 잘 손질한 소창에 빵빵하게 넣어 30분 정도 삶아낸다.

그 다음 깨끗이 씻어 낸 후 쪄내는데 고르게 잘 넣은 순대 가락을 둥글게 잘 쌓아놓으면 이것도 예술이다.

 

순대전골은 야채듬뿍 고기푸짐

머리고기 한 접시를 먹어봤다. 통후추 계피 당귀 천궁 등을 넣어 잡내를 없애고 기름을 발라낸 후 귀 부분도 잘라버려 꼭 먹어야 할 부분만 골라내어 깔끔한 음식다웠다. 순대국 전골은 야채가 듬뿍, 순대와 고기도 푸짐하고, 국물은 시원하고 얼큰하여 술자리에 술국으로 최고이지만 가족들의 별식, 외식메뉴로도 손색없다.

 

노대표는 뭐니뭐니 해도 음식재료 고르는 눈이 있었다. 한 두 해 배워서 되는 일이 아니다. 젊은 나이에 이 곳 저 곳 식당에서 배워온 좋은 경험이 있기에 가능했다. “내 손으로 내 음식 이다 라는 걸 내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순대국집을 시작했고 자신에게 약속한 자신의 신념을 차곡차곡 실천해 가고 있다. 난 노효종 대표를 만나기 오래 전부터 그의 부친을 잘 알고 있다. 독수리 다큐멘타리 작업으로 널리 알려진 노영대씨가 그의 부친이다. 

 

파주 곳곳에 사는 생명들을 기록하고, 그들의 삶터를 보존하도록 애쓰시는 파주 환경 지킴이 1세대이다. 늘 가까이에서 자주 뵙고 배우고 싶은 분인데 핑계 김에 오순도순 순대국집에서 자주 만나 뵈어야겠다.


 
#53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