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과학스토리(107) 인류의 새로운 눈_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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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과학스토리(107)
인류의 새로운 눈_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3)
1929년 에드윈 허블의 발견으로 우리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시간을 되돌리면 결국에는 우주는 폭발을 시작한 한 점에서 출발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생각해 보면 논리적이지만 한 번 더 생각하면 분명히 요상하다. 이 요상한 것을 ‘빅뱅 우주론’이라고 부른다. 하도 요상하다 보니 팽창하는 우주를 가장 잘 설명한다는 상대성이론의 창시자인 아인슈타인조차도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빅뱅 우주론에 따르면 첫 폭발 후 40만 년 안에 우주는 급팽창을 했고, 우주배경복사라는 물질적 증거를 남겼다. 빅뱅 우주론의 예측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는 만큼 현재까지 우리우주를 가장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빅뱅 우주론이 대세를 이룬 후 과학자들의 관심사는 우주의 팽창속도였다. 폭탄이 터지면 파편은 빠르게 퍼지지만 결국에는 조금씩 느려진다. 그것이 상식이며 법칙이다. 과학자들은 팽창하는 속도가 느려지는 정도를 알면 역산 통하여 출발점으로 돌아간다면 우주의 나이를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대방향으로 계산하면 우주의 미래도 알 수 있다. 우선 필요한 것은 우주의 팽창속도가 얼마나 빠르게 줄어드는지 망원경을 통해서 관측하는 일이었다.
1998년, 버클리와 하버드의 천체물리학자 그룹이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서 같은 결론을 얻었다. 빅뱅 이후 팽창속도가 점차 줄어들다가 50억 년 전부터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날아가던 야구공이 갑자기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상식과 정반대의 결론을 얻은 과학자들 자신들조차도 스스로를 의심하는 지경이었다. 그 충격은 이루 말할 것이 없었으나 그 후 많은 연구와 관측 증거들이 한결같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우주의 가속팽창을 의심하는 과학자는 없다.
그럼 우주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원리는 간단하다. 밤하늘의 모든 별들은 단 하나도 지금의 것이 없다. 모두 과거의 유령들이다. 태양조차도 8분 20초 전의 모습이다. 태양이 갑자기 사라져도 우리는 8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안드로메다은하는 25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즉 250만 년 전에 출발한 빛을 지금 우리가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250만 년 전이면 인류의 조상 중에 호모하이베르겐시스가 손에 쥐기 쉬운 돌도끼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시간이다. 천체물리학자들은 50억 년, 100억 년 전의 먼 우주를 찾아내서 그들의 이동 속도를 측정한 것이다. 이때 꼭 필요한 것이 적외선이다.
소리가 우리로부터 멀어지면 파장이 길어지고 이것을 도플러 효과라고 한다. 소리가 아닌 빛이 우리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적색편이라고 부른다. 적외선의 적색편이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면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을 이용하여 그 별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알 수 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가시광선을 전문으로 찍는 망원경이라고 이미 언급한 바가 있다. 그런데 잠깐의 노출임에도 먼 은하를 찍은 JWST는 전외선 전문 망원경이라서 가능했던 것이다. 더 멀리서 출발하여 아주 약해진 빛, 즉 적외선 전문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은 빅뱅 이후 6억 년 전의 은하를 찍을 수 있었다. 이것도 기적 같은 일이지만 JWST는 당연히 더 먼 은하를 찍을 수 있고 은하탄생을 연구할 수 있을 정도로 해상도가 좋을 것이다. 빅뱅 후 400만 년이 지난 무렵부터 물질들이 뭉쳐서 첫 별들이 탄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별들이 모여서 은하를 이루려면 2억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JWST는 당연히 이때의 모습을 찍어서 은하와 별이 탄생하는 내밀한 모든 것을 밝혀낼 것이다. 이 연구는 빅뱅우주론을 더욱 탄탄한 기반 위에 세우거나 새롭게 쓸 것을 요구할 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JWST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미션으로 최초의 별과 은하의 관측이 된 것이다.
이제 천문학은 상상의 극한까지 달려가고 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천지개벽 같은 사실이 밝혀진지 채 30년이 되지 않는다. 허블우주망원경이 불러 온 기적이다. JWST가 보여 줄 기적은 무엇일까? 결국 JWST는 무언가를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문발동 쩜오책방 독서클럽 평회원 허 심
#1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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