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이 기후변화 해결의 답이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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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이 기후변화 해결의 답이 아닌 이유
주성돈(명지전문대 교수)
원자력은 1950년대부터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어 왔다. 전 세계에는 약 440개의 원자로가 있으며 이는 지구 전력의 약 10%를 차지한다. 핵에너지는 원자의 핵 또는 핵 안에 포함된 에너지이며, 이 원자들은 핵분열 중에 분열할 때 에너지를 방출한다. 방출된 에너지는 가정, 산업체, 학교, 병원 등에 전력을 공급한다. 이러한 기여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은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에너지 자체는 재생 가능하지만 사용하고 필요한 연료는 재생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 안보 위기에 빠진 유럽이 재생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해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반면 원자력 발전은 예상과 달리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위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지 않다.
EU의 ‘리파워 EU’ 계획이나 독일의 ‘부활절 패키지’는 모두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원전 가동률 상향이나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의 대안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EU는 러시아를 대체할 천연가스 공급처를 발굴하는 한편, 바이오메탄 및 수소생산․수입을 늘리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이 원전을 통한 에너지 독립에 부정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은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건설에 걸리는 시간이 짧지 않은데다, 폐기장 건설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유럽 택소노미에서 원자력은 녹색에너지로 분류됐지만, 2045년 이전까지 건설허가를 받고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는 부지․자금․계획을 갖춰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또한 최근 반복된 원전 사고도 유럽이 원전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게 된 이유 중의 하나이다.
EU의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는 달리 윤석열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의 폐기 및 신규 원전건설을 통한 원전 최강국 건설을 내걸었고, 이에 따라 정부는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을 이유로 그간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조속히 재개하고, 운영허가가 만료되는 원전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결정했다. 이러한 ‘친원전 정책의 일방적 추진’은 세계적인 탈핵, 에너지 전환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계 화석연료발전소의 100%를 원자로로 교체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에너지(전기뿐만 아니라)의 최대 20%를 충당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를 제안하기도 한다. 그들은 원자력이 "깨끗한", 탄소가 없는 동력원이라고 주장하지만 인간에게 미치는 다양한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
1기의 원자력 발전소는 계획 단계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평균 14~20년 이상의 건설 기간이 소요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약 71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하고, 이 중 90% 이상이 에너지 관련 연소로 사망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모든 전력체계를 원자력으로 전환하고, 신규 원자력 발전소가 완공되는 동안 약 9,300만 명이 사망하게 된다.
반면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는 계획 단계에서 운영까지 평균 2~5년이 걸린다. 또한 옥상 소형 태양광 건설은 6개월로 단축이 가능하다. 따라서 100% 재생 에너지(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로 전환한다면 단기간에 수천만 명의 사망자가 줄어들 것이다. 재생 에너지, 특히 WWS(Wind, Water, and Solar)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이 우리의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 없는 7가지 중대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기획과 운영 간의 긴 시차(Long Time Lag Between Planning and Operation)
원자로의 계획과 운영 간의 시차는 부지 확인, 부지 허가 취득, 부지 매입, 건설 허가 취득, 건설 자금 조달 및 보험 취득, 송전 설비 설치, 전력 구매 계약 협상까지의 시간을 포함한다. 또한 허가를 받고, 플랜트를 건설하고, 변속기에 연결하고, 최종 운영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한다.
지금까지 건설된 원자력 발전소의 PTO(Planning-to-Operation) 시간은 10~19년 또는 그 이상이다. 예를 들어, 핀란드의 Olkiluoto 3원자로는 기존 원자력 발전소에 추가 건설하기 위해 2000년 12월 핀란드 내각에 제안되었다. 완공 연도는 2020년이며, PTO 기간은 20년이다.
또한 Hinkley Point 원자력 발전소는 2008년에 착공되었고, 완공 연도는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추정되며 PTO 시간은 17년에서 19년이다. 조지아의 Vogtle 3, 4 원자로는 기존 부지에 추가 부지를 확보하여 2006년 8월에 처음 제안되었고, 예상 완공연도는 각각 2021년 11월과 2022년 11월이며, PTO 시간은 각각 15년 및 16년이다.
중국의 Haiyang 1호와 2호기는 PTO 시간이 각각 12년 및 13년이 걸렸다. 스웨덴 링할스에 있는 4기의 원자로에 대한 계획과 조달은 1965년에 시작되어 하나는 10년, 두 번째는 11년, 세 번째는 16년, 네 번째는 18년이 걸렸다.
많은 사람들은 프랑스의 1974년 Messmer 계획으로 인해 15년 동안 58개의 원자로가 건설되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러한 원자로 중 몇 개에 대한 계획은 오래 전에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Fessenheim 원자로는 1967년에 건설 허가를 받았고 몇 년 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또한 1991년에서 2000년 사이에 10개의 원자로가 완공되었고, 이들 원자로의 전체 계획-가동 기간은 15년이 아니라 최소 32년이었다. 개별 원자로의 소요 시간은 10년에서 19년이었다.
2. 비용(Cost)
Lazard(세계 최고의 금융 자문 및 자산관리회사)를 기반으로 한,
2018년 신규 원자력 발전소의 LCOE(균형에너지비용)는 151$(112~189)/MWh이다.
이는 육상 풍력의 경우 43$(29~56)/MWh 및 동일한 소스의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광 PV의 경우 41$(36~46)/MWh와 비교된다.
이러한 원자력 LCOE조차 과소평가되었다는 시각도 있다. 첫째, Lazard는 원자력의 건설 시간을 5.75년으로 가정한다. 그러나 Vogtle 3 및 4 원자로는 건설을 완료하는 데 최소 8.5년에서 9년이 걸릴 것이다.
이러한 추가지연으로 약172$(128~215)/MWh의 원자력에 대한 추정 LCOE가 발생하거나 육상 풍력 발전소(또는 유틸리티 PV 발전소) 비용의 2.3~7.4배가 된다.
다음으로, LCOE는 역사상 주요한 핵 용융(meltdowns)에 대한 비용을 포함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세 번의 후쿠시마 제 1 원자로 노심 용융으로 인한 피해를 처리하는 데 드는 추정 비용은 4,600억 달러에서 6,400억 달러였다. 이는 전 세계 모든 원자로의 12억 달러, 즉 자본 비용의 10~18.5%에 해당한다.
또한 LCOE에는 수십만 년 동안 핵폐기물을 저장하는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만 연간 약 5억 달러가 약 100개의 민간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보호하는 데 사용된다. 향후 폐기물이 계속 축적됨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 발전소가 폐쇄된 이후에도 전기 판매로 인한 수익 흐름 없이 저장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수십만 년 동안 지출이 계속되어야 한다.
3. 무기 확산 위험(Weapons Proliferation Risk)
원자력 에너지의 성장은 역사적으로 국가가 플루토늄을 얻거나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해 우라늄을 농축하는 능력을 증가시켰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이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IPCC는 2014년 에너지 보고서의 요약에서 핵무기 확산 우려가 원자력 발전 증가에 대한 장벽이자 위험이라는 사실에 동의하였다. 원자력 에너지 사용 증가와 관련된 장벽 및 위험에는 운영 위험 및 관련 안전 문제, 우라늄 채광 위험, 재정 및 규제 위험, 미해결 폐기물 관리 문제, 핵무기 확산 문제, 부정적인 여론 등이 위험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원자로가 없는 국가에서 에너지용 원자로를 건설하면 원자력 시설에 사용할 우라늄을 수입할 수 있다. 국가가 그렇게 선택하면 비밀리에 우라늄을 농축하여 무기급 우라늄을 만들고 핵무기에 사용할 우라늄 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도 있다. 이것은 모든 국가 또는 모든 국가가 이를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IPCC에서 언급한 것처럼 역사적으로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수행하고 위험성을 조장시켰다. 오늘날 소형 모듈러 원자로(SMR)의 구축 및 확산은 이러한 위험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
4. 원자로 노심의 용융 위험(Meltdown Risk)
지금까지 건설된 모든 원자력 발전소의 1.5%가 어느 정도 녹아내렸다. 멜트다운(meltdowns)은 재앙적이거나(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자로 3개), 피해를 입혔다(1979년 펜실베니아주 쓰리마일 섬, 1980년 Saint-Laurent 프랑스).
원자력 산업계는 더 안전하다는 신규 원자로 설계를 제안했다. 그러나 이러한 설계는 일반적으로 테스트 되지 않았으며 원자로가 올바르게 설계, 건설 및 작동될 것이라는 보장이나 원자로에 비행기가 날아가는 것과 같은 자연재해 또는 테러 행위로 인해 원자로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다양한 사고발생에 대응하는 것이 실패한다면 큰 재앙을 초래하게 된다.
5. 채광 폐암 위험(Mining Lung Cancer Risk)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를 수용하면서 원자력 산업은 온실가스 없는 "핵 르네상스"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원자력은 아프리카 정부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중국 기업은 니제르, 나미비아, 짐바브웨(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에서 우라늄 탐사를 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의 많은 정치 지도자들은 중국, 프랑스 및 기타 국가에서 우라늄을 찾는 사람들 간의 경쟁을 즐기고 있다. 대양을 떠나 북미, 유럽, 호주의 투자자들은 우라늄의 수익 잠재력을 열광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우라늄 광산에는 천연 라돈 가스가 포함되어 있고, 그 중 일부는 붕괴 생성물이 발암성을 띠기 때문에 우라늄 광산은 많은 수의 광부에게 폐암을 유발한다. 1950년에서 2000년 사이에 4,000명의 우라늄 광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405명(10%)이 폐암으로 사망했으며, 이는 흡연율만을 기준으로 예상한 것의 6배 이상이다. 그중 61명이 광산 관련 폐 질환으로 사망했다. 깨끗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는 우라늄 채광과 동일한 폐암 위험을 수반하지 않는다.
우라늄 채광은 친환경적인 공정이 아니며 채광 후 남은 노천은 누구에게나 위험하다. 이 과정은 또한 침식을 일으키고 인근 수원을 오염시키며 식물과 작물에 영향을 미치며 추출 및 가공 중 방사선에 대한 노출 증가로 인해 광부와 일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6. 탄소배출과 대기오염(Carbon-Equivalent Emissions and Air Pollution)
배출가스 제로(0)나 제로(0)에 가까운 원자력 발전은 없다. 심지어 기존 공장도 발전소에 필요한 우라늄의 지속적인 채굴과 정제 때문에 배출된다. 새로운 핵물질의 배출량은 78~178 g-CO2/kWh이며, 0에 가깝지 않다. 또한 모든 원자력 발전소는 수증기와 방출되는 열로부터 4.4g-CO2e/kWh를 방출한다. 이는 태양 전지판과 풍력 터빈과 대비되는데, 이는 열이나 수증기 유량을 공기 중으로 약 2.2g-CO2e/kWh 감소시켜 이 요소에서만 6.6g-CO2e/kWh의 순차이를 가져온다.
실제로 풍력이나 태양열 대신 계획과 운영 사이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초 추정했던 평균 3% 감소하기는커녕 1.3%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로 인한 대기오염 배출량 차이는 2016년 한 해에만 중국에서 69,000명의 추가 대기오염 사망자를 발생시켰을 수 있으며, 그 이전과 이후 몇 년 동안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을 수 있다.
7. 폐기물 위험(Waste Risk)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되는 연료봉은 방사성 폐기물이다. 대부분의 연료봉은 그것을 소비한 원자로와 같은 장소에 저장된다. 이로 인해 많은 국가에서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을 훨씬 넘어 최소 200,000년 동안 유지 관리하고,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수백 개의 방사성 폐기물 부지가 생겨났다. 축적된 핵폐기물이 많을수록 방사능 누출 위험이 높아져 물 공급, 농작물, 동물 및 인간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마치며
신규 원자력 발전 비용은 kWh당 육상 풍력 보다 약 5배 더 비싸다(위치 및 통합 문제에 따라 2.3~7.4배). 원자력은 계획과 운영 사이에 5년에서 17년이 더 걸리고 생산된 단위 전력당 평균 23배의 배출량을 생산한다(발전소 규모 및 건설 일정에 따라 9배에서 37배 사이). 또한 무기 확산, 붕괴, 광산 폐암 및 폐기물 위험과 관련된 위험과 비용을 발생시킨다.
기존의 많은 원자력 발전소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소유 및 운영주체는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6년에 3개의 기존 뉴욕주 북부 원자력 발전소는 배출량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보조금을 요청하고 지원받았다. 그러나 그러한 발전소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가능한 한 빨리 발전소를 풍력이나 태양열로 교체하는 것과 비교하여 탄소 배출량과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원자력 보조금은 원자력을 재생 에너지로 교체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더 높은 배출량과 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필자소개
주성돈
명지전문대 행정과 교수. 부천YMCA 회원.
행정학의 다양한 연구 분야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농업과 농촌 정책을 연구하는 행정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요즘에는 도시행정론과 지역개발론을 강의하면서 도시와 농촌이 직면 한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정의 구실과 과제를 고민하고 있다.
진단과 전망은?
국가현안이나 지역현안에 대하여 진단하고, 정책적 의견을 제시하여 공론(公論)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진단과 전망'은 매주 화요일 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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