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오해 ㉑ 하루살이의 내일
수정 : 0000-00-00 00:00:00
하루살이의 내일
아침에 알에서 깨어난 하루살이에게 엄마가 말했습니다. "큰 곤충이나 새들이 있는 곳에는 가지마라, 하루살이 친구들하고만 어울려라, 멀리 가지마라, 그리고 떼를 지어서 다녀라."
무리지어 날고 있는 하루살이 곁을 잠자리 한 마리가 천천히 날아갔습니다. 모두가 무서워 피했지만 호기심이 무지하게 많은 하루살이 한 마리는 잠자리가 나는 모양을 지켜보았습니다. 잠자리는 자신과 모양은 비슷했지만 몸통이 엄청나게 컸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하루살이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잠자리에게 다가가 소리쳤습니다. "얘야, 우리 같이 놀자."
잠자리는 하루살이를 보고 깜작 놀랐습니다. 모양은 자신과 비슷한데 몸통이 너무나 작았기 때문입니다. 잠자리는 호기심 많은 하루살이와 함께 놀기로 했습니다.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하루살이는 힘겹기는 했지만 열심히 잠자리를 따라다녔습니다. 하루살이 친구들과 놀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높은 곳까지도 잠자리를 따라 날아올랐습니다. 그곳에서 하늘을 보고 구름도 보았습니다. 잠자리는 세상에 관해 아는 것이 많았습니다. 물과 풀, 꽃과 나무, 새와 사람이 어떤 것인지 하루살이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 하루살이는 세상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있는지, 세상이 얼마나 넓은 곳인지 도저히 짐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노는 사이에 해거름이 되었습니다. 헤어질 때 잠자리가 하루살이에게 말했습니다. "얘야, 우리 내일 또 만나서 함께 놀자."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하루살이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잠자리가 말한 ‘내일"이 뭔지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하루살이는 친구들에게 물었습니다. "애들아, 내일이 뭔지 누가 알고 있니?"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고 모두가 함께 내일이 뭔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살이들은 결국 답을 알지 못한 채로 죽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수많은 새로운 하루살이들이 알에서 깨어났습니다. (사족: 실제로는 하루살이 애벌레는 민물에서 1년을 산다. 성충은 일주일이나 2주일 정도까지 산다. 잠자리와 하루살이는 같은 하루살이 목[目]에 속한다.)
박 종 일 ( 지혜의 숲 권독사 )
#21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