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엔 걸어서 가는 도서관이 있습니다 (2) 운정2동 숲속작은도서관, 언제 문을 여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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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엔 걸어서 가는 도서관이 있습니다 (2)
아파트에 있긴 한데 허울뿐인 도서관
운정2동 숲속작은도서관, 언제 문을 여는건가요?
에세이스트 이서희
이서희 님은 국공립 어린이집, LG디스플레이 직장어린이집 등에서 보육교사로 11년 간 일했다. <선생님도 육아는 처음이라서>라는 에세이를 출간하고, 운정2동 산내마을 7단지에서 공동주택 공동체 마을강사로 활동하면서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없는 줄 알았던 운정2동, 화성파크드림 아파트 내 <숲속작은도서관>은 지하 1층 커뮤니티센터 안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다만, 아무도 그곳이 도서관인지 독서실로 들어가는 통로인지 알지 못했다.
나조차도 카드를 태그하고 들어가야 하는 그 공간으로 굳이 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아이들이 앉기에 높아 위험해 보이는 높은 책상과 절반 짜리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는 아직 어린아이를 앉히기는 무리수였다. 그리고, 도서관 안쪽 독서실은 공부하는 곳이라 조용해야 하기에 자유로운 행동이 많은 어린아이를 데리고 가기에는 적합한 공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분들이 계시니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직원에게 자주 이야기를 들었고, 엄마인 나는 아이의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커뮤니티센터에 버젓이 자리 잡은 ‘도서관’을 내가 이용해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파트 내 공동체 활동을 하는 ‘드림 커뮤니티’ 회원들과 도서관 한가운데 애매하게 놓여 있는 책상을 벽 쪽으로 옮겼다. 우리가 두 번째로 변화를 준 것은 도서관 바깥에서 잘 보이는 정면에 작은 책장을 놓고 책의 표지가 잘 보이도록 놓아두었다. 누군가 지나가다 책 표지를 보고 궁금해서 들어오길 바라면서.
그날 이후로 교하도서관, 중앙도서관, 가람도서관 등 파주시 내 다양한 도서관의 책장 위치를 살펴보고, 도서관과 독서실을 모두 사용하며 공간을 효율적으로 바꿀 방법을 고민했다.
종이 위에 책장을 그려 이리저리 배치를 바꾸어 보았다. 어린이들이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매트를 깔고, 책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책장 앞뒤로 지지대를 붙여주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드림커뮤니티 회원들과 회의를 하다가 우리의 의견은 산으로 가기도 했지만, 결론은 입대위 회의에서 반대한다면 이마저도 할 수 없다는 부정적 의견이 종종 나왔다. 무조건 직진할 수 없었기에 “도서관은 내 집이 아니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 “공공시설이잖아” 라고 되뇌며 느긋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석해보았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입주자 대표 회의하러 가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더 참여하다가 도서관에 대해 발언을 하게 되었다.
입주자 대표분 중 몇 분은 아직은 때가 아니니 기다리라고 했고, 독서실 이용자들이 소음 발생에 민원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모두 다 틀린 말은 아니었으나, 활발하게 운영되는 다른 작은 도서관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접을 수 없었다.
그리고, 고작 몇 주, 몇 달을 기다린 나로서는 이마저도 어렵게 느껴지는데... 지역 주민들은 도서관 개관을 기다리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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