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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⑦ 콩주발

입력 : 2015-01-23 12:20:00
수정 : 0000-00-00 00:00:00

주발 속 콩나물의 맛있는 이야기, 콩주발



 



 





▲남부식 콩나물국밥



 



콩나물국밥은 언제든지 속편하게 먹기 좋은 음식이다. 추운 겨울날 몸 녹일 때, 숙취로 고생하는 속 달랠 때, 부담 없는 한 끼 식사가 필요할 때 괜찮은 콩나물국밥집 하나 알고 있으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콩주발이 그런 곳이다.  



우선 뚝배기 위로 수북이 얹어 나오는 콩나물이 푸짐하다. 이곳에서는 담백한 맛의 삼백식과 얼큰한 맛의 남부식을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다. 새우젓과 청양고추 풀어 넣고 국물 한 숟갈 삼켜보니 진하고 얼큰한 맛에 뱃속까지 개운해진다. 구수한 콩나물과 윤기 나는 쌀밥, 깊은 국물의 삼박자가 어우러져 기막힌 맛을 완성한다. 깍두기, 수란, 장조림, 오징어젓갈로 이뤄진 정갈한 밑반찬은 콩나물국밥의 맛을 살려주는 보조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 콩주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따뜻하고 달콤한 모주는 추위에 지친 속을 달래주고, 어릴 적 명절 끝에 남은 술들을 모아 설탕과 약재를 넣어 끓여줬던 엄마의 손길을 느끼게 한다. 



 



파주장단콩으로 식재료를 바꾸다



원래 콩주발은 여느 식당과 마찬가지로 일반 콩나물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국산 콩나물조차 중국 콩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주인장은 찝찝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우리 지역의 농산물을 애용해야겠다는 시민의식도 한몫했다. 결국 파주장단콩으로 식재료를 교체했다. 이제 석 달째다. 원가가 2배 가까이 더 들지만 믿고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부부는 웃는다. 손익계산을 우선했다면 불가능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장단콩은 파주를 대표하는 농산물이다. 파주의 심한 일교차가 좋은 질의 콩을 만든다. 또 대부분의 장단콩 재배지가 위치한 DMZ는 환경보존지역이어서 오염되지 않은 콩을 얻을 수 있다. 맛도 건강도 동시에 잡은 농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단골에서 주인장으로



부부가 콩주발을 운영하게 된 데에는 재밌는 사연이 있다. 근처에서 편집 디자인 기획사를 운영하던 부부는 그 시절 매일같이 콩주발을 드나들었다고 한다. 일주일에 5번 가까이 콩나물국밥으로 끼니를 해결했다니 못 말리는 콩나물국밥 사랑이었던 셈이다. 그러던 중 원래 요리를 좋아했던 남편은 이곳의 맛을 잊지 못하고 식당을 인수받아 오늘까지 운영하게 되었다. 



지극한 사랑으로 시작한 일이니 음식의 재료 하나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곳의 음식들은 곧 주인장 가족 모두 가장 안심하고 즐겁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되었다. 손님들에게 진짜 주인장의 집밥을 대접하는 셈이다. 오늘도 주방에 들어서면서 내가 만드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가 생각하는 것, 그것이 콩주발 주인장의 하루 시작이다. 



 





▲콩주발 약도



 



영업시간: (평일) 오전 7시~오후 9시



(토,공휴일) 오전 7시~오후 3시



파주시 다율동 991-1  ☎031-946-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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