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1주기 특집] 세월호 참사 1년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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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년을 기억하며…
“화려한 벚꽃의 흐드러짐마저 이제는 슬픔으로”
4월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이 만개하다. 그 화려한 벚꽃의 흐드러짐마저 이제는 슬픔으로 다가온다. 세월호 참사 초기 애도하며 분향소를 찾던 시민들의 발걸음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도, 길거리마다 나부끼던 노란리본마저도 1년이 다가오는 지금 무겁게만 느껴진다. 대통령의 약속이 공허하고 나라의 지도층에 있는 자들의 쏟아져 나오는 망언들과 식자들의 침묵이 국민의 의지를 짓누른다.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고 ‘살아서 보자’는 아이들은 ‘가만히 있어라’는 거짓에 속아 피어보지도 못한 꽃이 별이 되었고 언론을 내세운 정부는 진상규명을 외면한 채 조작과 은폐로 자식 잃은 유가족의 상처에 캡사이신을 뿌려댄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와 1년여를 팽목항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을 두고 당연한 세월호 선박 인양을 정치적 여론몰이와 비용문제를 내세워 찬반을 가른다.
헌법 제 34조 6항에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예방과 보호를 위한 노력은 고사하고 국가의 무능을 국가 폭력을 동원해 덮으려 하는 이들과 생명조차 보호받지 못한 자식들의 죽음에 대해 진실을 밝혀달라는 유가족들과의 대면을 거부하는 대통령을 보며 분노를 넘어 국가의 총체적 위기를 느끼고 있다.
국가의 무능은 죄가 된다. 2014년 4월 국가의 무능으로 많은 목숨들을 바다 속에 묻어야 했다. 그 죄를 벗기도 전에 또다시 국가는 국민에게 죄를 지으려 한다. 죄를 덮으려 국민에 대한 국가폭력이 해답이 아님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제 국민 모두는 국가의 무능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국민들과 유가족들이 받은 상처의 치유를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가장 최우선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변한 게 없다’는 무력감과 분노 속에서 다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슬픔을 가슴에 품은 국민들이며 가장 약한 피해자들임을 국가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4월 화사한 벚꽃처럼 피지도 못하고 별이 된 아이들을 우리는 기억하여야 한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파주주민모임(세파모)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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