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국방부는 지뢰 제거에 적극 나서라 “적을 잡으려던 지뢰가 국민을 폭파시켜?”

입력 : 2022-07-22 02:41:38
수정 : 2022-07-22 02:48:13

국방부는 지뢰 제거에 적극 나서라

적을 잡으려던 지뢰가 국민을 폭파시켜?”

 

끊이지 않는 지뢰 폭발 사고

지난 73일 오전, 강원 철원군 김화읍 하천에서 수해작업을 하던 30톤 굴삭기가 폭파했다. 굴삭기 기사 50대 남성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50대 남성은 경북 청도사람으로 돈을 벌려고 춘천지역에서 굴삭기를 지입하여 수해복구 작업을 하다가 사망한 것이다.

2021년에는 고양시 장항습지 정화 작업하던 김철기(58, )씨가 지뢰 폭발로 자리를 절단했다. 11월에는 김포시 한강변 육군 17사단 소속 부사관이 초소 주변을 수색하던 중 지뢰를 밟아서 왼쪽 발목을 절단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70여년이 지났는데도 지뢰 폭발 사고는 매년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지뢰 피해자는 총 6,428

작년(2021) 6월 국방부는 지뢰 및 폭발물 피해자 현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지뢰 피해자는 1,171명으로, 불발탄 피해자까지 합하면 총 6,428명에 달한다. 정부가 지뢰 피해 조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 민간 지뢰피해자 지원단체인 ()평화나눔회가 국방부 의뢰를 받아 20211월부터 6월까지 전국 피해자 신고 접수와 사고 발굴, 면담 등을 통해 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 1953년 휴전 이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지뢰 사고 피해자는 1950년대 220(사망 138·부상 82) 1960년대 508(사망 241·부상 267) 1970년대 223(사망 79·부상 144) 1980년대 91(사망 50·부상 41) 등으로 나타났다.

휴전 70여년이 지났음에도 지뢰사고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의 경우 지뢰 사고 피해자는 53(사망 24·부상 29), 2000년대는 49(사망 10·부상 39)으로 조사되었다.

지뢰지대가 집중돼있는 경기도 연천과 파주, 강원도 철원, 양구에서 피해자가 많아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 파주시 인근 지뢰폭발사고 >

2014106

인천시 대청도

40대 김모씨 야산에서 벌목 작업을 하다가 지뢰폭발로 사망

201538

인천 백령도

산에서 약초를 캐던 주민이 지뢰를 밟고 부상

2017615

경기도 파주시

50대 남성 정모씨가 공사 일을 하다 지뢰 폭발로 다침

2019

한강하구

김포 해병 2사단 장교 1명 철책전방 사계청소 감독하다 유실 M14대인지뢰 폭발 발목 절단

2020

고양시

김포대교 ~행주대교 사이 한강변에서 낚시객이 유실 지뢰 폭발 심장 파편상 파편 제거 수술

20208

고양시

대덕생태공원과 행주산성역사공원 한강변에서 유실 M14대인지뢰 1발씩 발견

20216

고양시

장항습지 정화 작업하던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조합원 김철기(58,, ) 지뢰 폭발 다리 절단

20211121

김포시 한강변

육군17사단 소속 부사관이 초소 주변 수색중 지뢰 밟아서 폭발, 왼쪽 발목 절단

202273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하천에서 수해작업을 하던 30톤 굴삭기가 폭파, 50대 남성은 현장에서 사망

 

국방부 20년동안 지뢰 위험 제거 지역 한 곳도 없어

국방부는 지난 2001년 후방지역 지뢰지대 30여 곳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시작했지만, 20년 동안 200억 원 넘는 예산을 썼는데도 지뢰 위험을 완전 해제한 지역은 한 곳도 없다

전국 곳곳에 잔여 지뢰가 남아있고, 폭우 등으로 지뢰가 유실될 가능성도 있어 지뢰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지만, 과연 국방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지뢰 제거 작업을 충실히 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폭발 사고에 대해 한국지뢰제거연구소는 대형 굴삭기 조종석이 50m이상 날아갔고, 기사의 신체가 완전 파괴되어 시신조차 찾기 어렵고, 지뢰폭발 현장에 깊이 2m, 직경 20m 구덩이 발생한 것을 근거로 최소 대전차 지뢰 3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지만, 3사단 등 군당국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더구나 이 지뢰 폭발 사고 지역은 군부대가 폭발 전 1주일간 지뢰 탐색을 했던 지역이었다. 지뢰 제거 작업을 제대로 했는가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

  ▲올 7월 3일 철원군에서 30톤급 대형 트랙굴삭기가 완파되어 굴삭기 잔해가 100M 떨어진 곳까지 날아간 상태로 발견

국방부장관은 유족에게 무릎꿇고 사죄해야

실태조사를 한 평화나눔회에서는 피해를 유발하는 지뢰지대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은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설명을 하고 유족들한테 가서 무릎꿇고 사죄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적을 잡으려고 묻어놨던 지뢰들을 군이 관리를 잘못해서 국민이 폭파되고 있다고 군의 책임을 강력히 묻고 있다.

작년 6지뢰 등 제거에 관한 법률 제정()’이 입법예고 되었으나 국회 공전 등으로 계류중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지뢰 제거 전문성을 갖춘 민간이 참여하여 제거 작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려는 법안이다. 더 이상 국민의 생명이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법안 처리가 여야의 정쟁으로 뒤로 밀리지 않기 바란다.

 

임현주 기자

#143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