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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파주아이쿱생협] “거그뫼 논에서 놀자”

입력 : 2015-05-15 11:31:00
수정 : 0000-00-00 00:00:00



 



“거그뫼 논에서 놀자”



-2015년 고양파주 아이쿱생협 논학교를 시작하며



 





 



어릴 적 논은 일용할 양식을 주는 곳이기도 했지만, 논둑을 오가며 개구리와 메뚜기를 잡고 풀을 뜯으며 놀았던 놀이터였습니다. 그뿐인가요.겨울이면 꽁꽁 언 논에서 스케이트며 썰매를 탔던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논은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집니다.



 



고양파주아이쿱생협 12가족이 모여 4월 논학교 입학식을 마쳤습니다. 거북이 등짝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구산동 870번지에 위치한 ‘거그뫼 논’에서 120평의 논농사를 시작합니다. 세 살배기 아기를 둔 가족부터 질풍노도의 중학생 자녀를 둔 가족까지 다양한 구성원들이 이제 1년을 친형제자매처럼 어울려 농사를 짓겠지요. 가족모둠을 나누어 논의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정성이 반이라지요? 모둠별로 논두렁을 걸으며 앞으로 1년 동안 농사짓게 될 땅을 바라보았습니다. 봄날의 햇볕은 강하고 따가웠습니다.



 



'거그뫼논' 농사는 5월 30일 손모내기를 시작으로 한창 뜨거운 여름에 김매기를 몇 차례에 걸쳐 할 것입니다. 그사이 논에는 어떤 생물들이 사는지 논둑에 핀 식물들은 이름이 무엇인지를 찾을 것입니다. 가을에는 논두렁 낭송회와 음악회를 열어 벼베기 수확을 할 예정입니다. 1년의 논농사 과정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수확이라는 결과물만을 바라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땅이 전하는 촉감과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논과 논두렁에 사는 생물에 관심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래서 쌀 한 톨의 가치, 자연의 고마움, 농부의 수고로움에 대해 온몸으로 느끼는 그러한 시간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논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그 안에서 자연스러운 먹이사슬이 형성되어 습지생태계를 이룹니다. 또한 홍수조절 능력이 댐보다 크고 산소를 만들어내는 역할도 하지요. 우리 가족들은 논농사를 통해 사람과 자연에게 협동을 배우고 상생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자연의 고마움을 배우고 땀의 소중함을 느끼며 건강한 밥상과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농사가 여러 도시 곳곳에서 시작되면 참 좋겠습니다.



 



 



허선주(고양파주아이쿱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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