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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㊵ 봉평메밀 막국수집

입력 : 2016-08-18 18:08:00
수정 : 0000-00-00 00:00:00

 

더우니까 여름이라지만 올 여름은 지나치게 덥다.

 

여태 에어컨 켜지 않고 고물 선풍기 하나로 잘 버틴 건 부채, 온냉욕, 그리고 봉평메밀막국수 때문이다. 한지 작가 이종국님의 하얀 보름달 같은 부채를 걸어두고 보다가, 이 더위에 살살 슬슬 흔들어 보았더니 시원한 부채바람이 제법이다. 또 종일 땀 흘리고 끈적끈적 해진 몸을 뜨거운 물로 비누질하고 찬물로 샤워하니 몸도 마음도 상큼해진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점심메뉴로 고민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갔었던 파주시 탄현면 금승리 172-10번지의 봉평메밀막국수 덕분이다.

 

여름철 보약 메밀

여름철에 먹는 메밀은 보약이다. 서늘하고 찬 성질이어서 혈압을 낮추며 소염, 해독이 뛰어난 곡물로 본초강목에는 위를 실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며 오장의 노폐물을 훑어준다고 했다.

 

우리국민은 여름철 별미로 냉면을 첫 번째로 꼽는단다. 맑고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에 면은 굵고 부드러워 가위가 필요 없는 순한 맛의 평양냉면과, 전분으로 만들어서 면이 가늘고 질겨 씹히는 맛이 좋고 가자미 회나 홍어회로 매콤하고 새콤하고 빨갛게 무쳐 나온 함흥냉면은 젊었을 적에 많이 먹었었다. 그에 비해 막국수는 소박하다 못해 투박한 맛이다.

 

 

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은 막국수로

이 집 막국수는 메밀을 직접 반죽하여 즉시 면을 뽑아 만들어서인지 메밀 향이 짙고 육수도 과하지 않아 얌전한 모범생 같은 맛이랄까.

 

특히 과한 양념을 하지 않고 적당한 다대기 양념으로 알맞게 간을 해서 먹을수 있어서, 양념 맛으로 먹는 막국수가 아니어서 좋다. 그저 매일 먹는 밥처럼. 먹을수록 질리지 않는다.

 

비빔국수, 물 막국수, 어떤걸 먹어도 나름 맛있다. 그러나 시원한 사골육수와 야채 다린 국물를 적당히 혼합한 이 집 육수의 감칠 맛 때문에 물 막국수를 권한다. 열무김치와 백김치의 슴슴한 맛도 일품이다.

 

 

이 식당은 한명환과 이명순 부부가 운영한다. 메뉴가 간단하다. 하절기 메뉴에는 비빔막국수와 물 막국수가 있고, 메밀만두가 한가지 더 있다. 그 대신 겨울 메뉴에는 해물메밀칼국수와 푸짐한 메밀만두전골이 있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강원도산 메밀 꽃 막걸리와 강냉이 막걸리가 궁합이 잘 맞는다.

 

봉평 메밀집은 이렇게 찾아가면 쉽다. 자유로에서 낙하 IC로 빠져 나와 LG로로 들어오다 두 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몇 집 안 되는 마을 안에 있다.

 

시원한 막국수 한그릇을 하고 나와 바라보는 넓은 논에 곧 황금물결을 생각하면서 미리 가을을 머릿 속에 그려본다.

 

 

 

봉평메밀

파주시 탄현면 금승리 172-10

TEL: 031-942-1068

HP: 010-4242-1068, 010-3004-1068

하절기: 연중무휴 11시-8시까지

동절기: 10월부터 4월

 

 

 

#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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