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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오해 ⑤ 표준어와 사투리

입력 : 2014-12-22 15:54:00
수정 : 0000-00-00 00:00:00

표준어와 사투리

 

땅감, 조개기름, 꿀아제비... 어떤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말이다. 

1936년 조선어 학회에서 사정하고 공표한 조선어 표준말 모음을 보완하여 1988년 1월에 문교부가 고시한 표준어의 정의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다. 왜 표준어를 정해두어야 하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어는 살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인위적으로 도태시킬 수가 없고 언어 현실을 반영하자면 규정을 계속 바꾸어 주어야 하니 그렇다면 규정 자체가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모순이 생긴다. 우리의 언어생활이 더욱 풍부해지기 위해서는 '서울말'이 아니고 '교양 없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일지라도 시대의 정서를 품고 있고 우리말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담아낸 말이라면 표준어와 동등한 대접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땅감은 토마토를 이르는 말이다. 생김새가 감과 같은데 땅에 붙어서 자라는 특징을 포착한 표현이다. 석유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에 석유를 담은 용기에 조개(shell)가 그려져 있었고 조개는 Shell 석유회사의 상표이다. 그렇다면 꿀아제비는 무얼까? 꿀처럼 달지만 꿀은 아니면서 단맛의 강도로는 그것보다 한 촌수 더 위에 가는 물건...사카린이다. 예쁘고 재미있는 말들이 아닌가? 개화기에 우리 선조들이 새로운 문물을 접하면서 붙여준 이름들이다. 나는 경남 중북부 지역에서 태어나 이런 말들을 듣고 사용하며 자랐지만 어느 땐가부터 사투리로 몰려 사라져버렸다.

 

다양성이 문화발전의 한 척도라고 한다면 서울말과 지방말은 대등하게 대접받아야 하지 않을까? 서울말도 지방어 가운데 하나로 다루어진 그런 사전이 나왔으면 좋겠다.

 

 

 

박종일(지혜의 숲 권독사)

 

 

#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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