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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에세이] 「파주에서」 조합원 모여라~~ 민통선 봄 나들이

입력 : 2015-04-09 10:22:00
수정 : 0000-00-00 00:00:00


민간인통제구역 해마루촌, 봄은 통제되지 않더이다



 





 



 



봄날은 왔다. 약간의 황사가 심술을 부지지만 소풍을 가기엔 딱 좋은 날씨다.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첫 행사라 맘이 더 설렌다. 두포리 전진교 앞, 즐거운 소풍을 위해 반드시 뚫어야 할 한반도 비무장 지대의 남방한계선 민통선 출입구. 새싹처럼 풋풋한 어린아이부터 절정의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이쁘게 꽃단장을 한 중년의 화가까지 사람들이 모인다. 일요일에 더 바쁘다는 군인에게 신분증을 제출하고, 해마루촌 마을회관에 도착했다. [DMZ평화생태학교] 이재석 교장님의 당부와 일정에 대한 설명 후 각자 자기 소개를 했다. 파주, 고양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달려온 가족 참가자들. 학생·교사·공무원·횟집사장·출판사 사장·예술가 등 겨울을 이겨낸 가지각색의 봄나물처럼 다양하다.



 



오늘의 첫 행선지, 약간 기울어진 언덕뱅이에 냉이가 지천이다. 봄을 캔다. 냉이의 싹은 작지만 풋풋하고 더 맛있단다.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듬뿍 담은 볼록한 봉지만큼 넉넉하고 행복한 표정이다. 두 번째 행선지는 덕진산성.



 



덕진산성! 5km 남짓한 덕진산성 둘레길은 곳곳에 지뢰 조심이라는 푯말이 보이지만 평화롭다. 분단의 상처로 민간인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이 자리에서 세상에서 제일 여유로운 소풍을 즐기는 맛이 별미다. 생태계의 보고라는 초평도와 임진강이 한 눈에 들어 온다. 60년동안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별천지 초평도. 초평도를 감싸앉고 말없이 흐르는 임진강이 묵묵히 우리를 맞이한다. 홍수방지라는 어줍잖은 이유로 임진강을 파헤치겠다는 몹쓸 인간들에게 부화가 치민다. 4대강도 모자라 임진강까지....높으신 양반들! 유유히 흐르는 저 강은 제발 그냥 그대로 편안하게 놔두세요.



 



뭐니뭐니해도 소풍의 절정은 점심이다. 해마루촌 마을회관 식당에 도착하니 벌써 한상 가득이다. 곰취나물 등 채소와 장단콩 된장찌개와 갓빚어낸 순두부, 여기에 곁들어지는 파주전통막걸리까지. 김경희 화가와 함께 온 무용가 선생님은 오늘 소풍을 위해 봄나물 가득한 반찬을 무려 20여가지나 싸왔다. 정성 담긴 음식을 나누며, 한잔의 술로 우리는 이미 친구가 됐다. 이제 우리의 소풍은 시작됐다. 우리 인연을 맺어주는 임진강에게 감사하다. 4월 넷째주 토요일이 두 번째 임진강 나들이가 기다려진다.



 



 



글 사진 조합원 최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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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란은 조합원들의 에세이로 채워집니다. 어떤 글이든 환영합니다. atpaju@hanmail.net으로 보내주세요.



*신문협동조합 「파주에서」와 [DMZ생태생태학교]는 매월 넷째주 토요일 임진강 나들이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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