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제217회 파주시의회 임시회- 안소의 시의원 1차 본회의 신상발언

입력 : 2020-05-13 11:39:42
수정 : 0000-00-00 00:00:00

217회 파주시의회 임시회 안소희 의원 신상발언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문재인 정부의 시대에서는

더 이상 국가보안법으로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대법원의 현명한 판결을 촉구합니다.

 

 

파주시의원 안소희(3/민중당)

 

존경하는 파주시민 여러분, 파주시의원 안소희입니다.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가정과 일터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신가요. 코로나 이후 한국사회에서 사회공공성 확대의 중요성이 각인되고 있고 민생과 고용을 안정화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 점 잊지 않고 사회공공성 확대와 민생, 고용으로 고통 받는 여러분 곁에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 저는 1948, 해방 후 이승만 정권부터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과 국정농단 박근혜 정권까지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각종의 행위를 처벌하는 목적으로 제정되어 실제는 정권을 향한 학자와 정치인, 비판세력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정치 탄압의 수단으로 악용하며 현재까지도 건재한 국가보안법의 피해 당사자로 이 자리에 신상 발언을 하고자 섰습니다.

 

헌법 제 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했지만 분단의 현실에서 사상의 자유는 헌법으로 보장하지 못한 채 국가보안법은 70여 년 동안 국민의 정치사상 자유를 억압하고 민주화운동, 노동운동, 정권에 항거하는 사람들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을 통해 통제의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습니다.

 

조작된 공안사건과 공안탄압으로 수많은 이들이 양심수로 죽거나 감옥에 갇혔으며, 정치적 지위를 박탈당했고, 한평생 사회로부터 종북과 빨갱이라는 낙인으로 배제와 불이익을 받아왔습니다. 오늘날도 국가폭력의 피해자는 양산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국가보안법에 대하여 국제사면위원회와 유엔 인권이사회는 1999년부터 점진적 폐지를 권고하였고, 2004년 한국 국가인권위원회가 폐지를 권고하였으며, 노무현 대통령이 같은 해 폐지를 주장하였고, 201510월 유엔 자유인권위원회에서는 국가보안법의 제 7조 찬양 고무죄에 근거한 기소가 계속되고 있음에 우려를 표하며 해당 조항의 폐지를 권고해왔습니다.

 

국정농단의 실체와 사법적폐 진상 규명에서 그 진실이 드러나고 있듯이, 박근혜 정부 시절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공안검사로 명성을 쌓은 법무부 황교안 장관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한 진보정당과 국회의원, 당원에 대해 국정원과 정치 검찰을 사실상 진두지휘하며 내란음모 조작 사건을 기획하여 박근혜 정권의 위기를 국면 전환하려 하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당시 정부가 사법부와의 거래를 입증하는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였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기소 되기도 하였습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위기의 상황에 언제나 국민의 눈과 귀를 가지고 민심에 이념을 반목을 키우며 광폭한 공안정치 공포정치로 국민들을 숨죽이게 한 그들의 통치수단으로 악용될 뿐인 국가보안법이 건재해온 사이, 10만 명이 정치적 권리를 박탈당하고,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직이 상실되었으며, 헌정사상 최초로 정당이 해산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되어 8년간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올해로 10년 내란음모는 무죄이며 지하혁명조직은 실체가 없고, 적을 이롭게 하기 위한 이적표현물 소지도 하지 않았음이 모두 무죄로 선고되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종북몰이 공포정치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과거 정권에 의해 억압받은 사람들에게 자유는 없습니다.

 

이제 제게 들씌워진 혐의는 정당의 행사에서 민중가요를 제창하였다는 것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민주화 역사에 대한 추모와 결의를 하는 형식을 두고 왜 애국가를 부르지 않느냐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색깔론으로 국민으로부터 진보 운동에 괴리감을 주고 이념 대결로 혐오를 조장해온 해묵은 그들의 방식은, 우리나라 가수가 작사 작곡을 하고 수많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불려오던 노래마저도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로 형벌로 다스리고자 합니다. 이제 생명을 다해가는 국가보안법의 썩은 동아줄을 끝내 붙들고 있습니다.

 

2018년 남북지도자 간의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비준 추진, 9.19남북군사합의 안착화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 논의, 국가보안법 7조와 같은 독소조항에 대한 개폐지 등을 통한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고 있는 2020년에 냉전시대의 유물인 국가보안법으로 풀뿌리 정치로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박탈당하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정권이 국가보안법으로 반대자에게 재갈을 물리지 않아도 얼마든지 우리 사회는 정치는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것을 촛불을 들었던 국민이, 코로나 위기 상황에도 투표혁명을 보여주었던 높은 국민의 정치 참여의 면모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1년 전부터 저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진행한 국가보안법 피해자 구술채록 사업에 참여해 국가보안법의 굴레에 살아오면서 겪은 생활과 사건 속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인권 침해의 국가 폭력 사례를 기록하는 작업에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습니다.

 

잊히지 않는 공포스러운 기억 속 저는 어딘지도 모를 산속 빛을 찾아볼 수 없던 깜깜한 국가정보원 건물 안 조사실에서 심리전담 국정원의 취조에 따라 내가 아니면 나의 가족, 동료를 죄인으로 지목하길 강요당하고, 그들이 증명하지 못하고 어떻게 수집하였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자료들 속 북한 관련 선전 내용을 낭독하며 북을 찬양하는 소리를 들으니 어떤 기분이 드는지 취조하며 웃던 모습이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상처로 폭력으로 인권침해의 사각지대에 살아왔습니다. 두 번의 자택 압수수색, 남편의 옥살이, 동료들의 옥살이, 남은 가족들의 처절한 삶, 해산된 당원들의 멍에, 세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9년이라는 정치인 이석기 국회의원에게 빼앗긴 자유, 그 모든 것이 너무나 무겁고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버텨왔던 것은 시민 분들이 지켜주신 파주시의원 이라는 소임이었습니다.

올해로 10, 두 번의 선고 끝에 이제 내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행정이 주민에게 더욱 쉬워지고 정치와 제도가 편리해지길 바랬습니다. 견제와 감시는 제 힘을 키우는 수단이 아니라 파주를 변화 발전시키는 시민의 힘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땀 흘려 성실히 일하는 만큼 더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와 닮아있고 그들을 대변하는 일에 신념을 키워왔습니다.

 

국가보안법은 민주주의도 정의도 아닙니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생각을 사상을 정적으로 두고 가두어서는 안 됩니다. 민주화 운동이 노동운동이 진보운동이 극복하지 못하는 한계와 부족함, 반성해야 할 일도 많습니다. 제 자신부터 겸허히 반성합니다. 그러나 정의로운 나라로 가는 이 시대에서 더 이상 국가보안법은 과거 수구냉전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합니다.

 

끝으로 국가보안법에 대한 입장에 차이가 있고 제가 어떤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지 경위를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파주지역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일해 온 한 사람으로 의원직이 상실되지 않고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대법원에 선고기일 연기를 요청해주시는 탄원서명을 해주신 윤후덕 국회의원님 박정 국회의원님과 최종환 파주시장님과 손배찬 의장님을 비롯한 동료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각계 종교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대표자분들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분들의 어진 뜻이 왜곡되지 않도록 살겠습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10년 파주시의원으로 일 해오며 아직 지키지 못한 일들이 많아 부지런하지 못한 시간들에 반성하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앞으로도 파주시민의 선택이 부끄럽지 않도록 살겠습니다.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문재인 정부의 시대에서는 더 이상 국가보안법으로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대법원의 현명한 판결을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5월 13일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