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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책 되새기기]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입력 : 2016-06-24 11:28:00
수정 : 0000-00-00 00:00:00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에비하르트 뫼비우스/ 김라합 옮김 도서출판 보리/222쪽

 

“시대와 지역을 넘어서서 영원히 변치 않을 교육의 궁극 목적은 이 두 마디로 추스릴 수 있다. ‘스스로 제 앞가림을 하면서, 이웃과 더불어 살 힘을 길러주는 것’.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는 이런 교육이 가능하고, 그 교육의 결과가 ‘자율’과 ‘공생’의 성숙한 시민 의식을 낳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이다.” 당시 변산공동체 학교 교장이셨던 윤구병선생의 추천사이다.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볼모가 된 ‘미래의 어른’일 뿐, 어디서도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보았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가슴이 뛰었다.

 

어린이가 주민 총회라는 의결기구를 갖고 자기들만의 화폐를 갖고, 대통령을 직접 뽑고 스스로 나라를 운영한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네 살부터 열 아홉 살까지 어린이가 주인인 나라 벤포스타는 아이들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곳. 이곳은 교육공동체 그 이상이다.

 

공화국의 우두머리 대통령은 임기가 2년. 한 번 더 할 수 있다. 벤포스타는 다섯 개의 행정구로 나뉘어 각각 시장이 한명씩 있다. 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주민의 의무이다. 나라의 교육, 공공질서, 보건위생, 재정, 산업 등 모든 활동이 총회에서 결정된다. 아이들은 각 부에서 함께 일하는 어른들에게 지시를 내릴 권리를 갖는다. 법률가, 경제학자, 건축가, 기술자, 교사, 의사 등으로 구성된 협의회가 있는데, 이들은 명예직으로 국가의 내부 문제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

 

이 나라에서 쓸 돈은 이 나라 스스로 벌어야 한다. 부모들도 자식들의 생활비를 낼 책임이 없다. 아이들은 학교 수업에 출석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그리고, 그 돈으로 자기 생활비를 대야한다. 아이들은 기본 급여 말고도 작업장에서 원하는 만큼 일을 하여 용돈을 늘릴 수 있다. 이 공화국에 사는 아이들은 천 명쯤 된다한다. 이 책이 쓰일 때에 비해 지금은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나온 이후 관련 서적이 번역되지 않아 아쉽다. 다만 이 공화국에서 운영하는 서커스단이 몇 년전 일본에 왔었다는 소식만 들었을 뿐.

 

스페인의 갈리시아 지방에는 어린이들의 나라 '벤포스타'. 교육을 떠난 진짜 교육이 있는 곳, 이런 곳이 대한민국에는 없을까? 

 

 

 

자유기고가 홍예정

 

 

 

#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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