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책꽂이> 스무 해의 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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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책꽂이> 스무 해의 폴짝
정은숙 외 20명, 마음산책
문학이란 무엇일까? 중고등학생이었을 때 시집을 끼고 살던 문학소녀에서 마흔이 넘어서는 젊은 작가들의 소설을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중년여성으로,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한국문학 애독자인 나는 늘 그것이 궁금했다. 문학이 과연 무엇이기에 나를 설레게 하는가?
최근에 읽은 정은숙 인터뷰집 <스무 해의 폴짝>은 내 오랜 질문을 보다 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스무 해의 폴짝>은 마음산책 출판사가 스무 살을 맞이하여 ‘문학’에 마음의 추를 두고 스무 명의 작가들을 만나 문학하는 일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 기록을 엮어 만든 책이다. 스무 명의 작가의 일터로 직접 찾아가 미리 준비한 새 운동화를 신는 작가의 모습을 찍은 사진은 이 책의 맛을 더욱 살린다. 520페이지의 두꺼운 책이지만 술술 읽힌다.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어린 시절 새 운동화를 신고 동네 한 바퀴를 뛰었을 때 느꼈을 법한 감동이 온 몸에 차오른다.
스무 편의 인터뷰가 모두 좋지만, 글을 쓰기 위해 ‘시간과 체력과 돈과 인내와 격려와 행운’이 주어져야 한다는 이승우 작가의 말에 특히 공감했다. 김용택 시인의 말에서 내가 유독 젊은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고, 이해인 수녀의 인터뷰에서 독자로서 ‘문학 읽는 마음’을 깊이 이해받았다. 이제 막 글 쓰는 사람이 된 나에게 글을 쓰는 태도에 대해 알려준 임경선 작가의 인터뷰도 마음에 남는다.
좋은 답은 좋은 질문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는 스무 명의 작가에 대한 깊은 이해로 작가에게 딱 맞는 질문을 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문학하는 마음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이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어렵지만,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나에게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삶에 대한 희망을 길어 올리는 행위가 아닐까. 문학을, 특히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분께 <스무 해의 폴짝>을 권한다.
김정은 <엄마의 글쓰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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