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책 되새기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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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책 되새기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민음사 출판)
제목부터 사람을 기죽이는 책입니다. 부제가 ‘모두를 위한, 그러나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책’입니다. 이 무슨 말장난인가 싶지만, 책을 펼치면 비약과 전복의 언어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집니다.
‘그렇다. 인간은 더러운 강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바다가 되어야 한다. 더러워지지 않으면서 더러운 강물을 받아들이려면.’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빈곤함과 더러움과 가련하기 그지없는 안일함이 아니던가.’
‘신은 죽었다’는 유명한 명제가 나옵니다. 돈을 벌어들이는 성직자는 죽은 신을 보여주지 부활한 신은 보여 주지 않습니다. 죽은 신이야 말로 돈벌이가 됩니다. 사실 군중이 원하는 건 부활한 신이 아니라 죽은 신입니다. 군중에게 부활한 신은 위험하고 두려운 존재입니다.
‘슬프다! 인간이 더 이상 별을 낳지 못하는 때가 오겠구나! 슬프다! 자기 자신을 더 이상 경멸할 줄 모르는, 경멸스럽게 그지없는 인간들의 시대가 오고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이 주는 익숙함을 버리고 두렵더라도 자유를 쟁취하라고 외칩니다. 군중에서 이탈하면서부터 자유는 시작됩니다. 고독을 선택할 때 자유를 쟁취할 수 있습니다. 마침내 모든 것을 극복해낸 초인은 마치 ‘어린아이’ 같습니다. ‘순진무구함하며, 망각이고, 새로운 출발이며, 놀이, 스스로 도는 수레바퀴, 최초의 움직임이며, 성스런 긍정’을 하는 존재입니다.
이 책은 단언컨대 모두를 위한 책이 아닙니다. 지극히 소수를 위한 책입니다. 지금의 자신 모습에 머무르길 원치 않는 사람, 비록 힘들더라도 자신의 삶을 기필코 변화시키려는 사람, 익숙한 가치에 매달리지 않고 두렵더라도 새로운 가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어떻습니까? 소수가 되어 보시렵니까?
‘아, 차라투스트라여, 그대는 모든 사물의 바닥과 그 배경을 보려고 했다. 그러므로 그대는 그대 자신을 넘어서 올라가야 한다. 위로, 더 위로, 그대의 별들이 그대의 발아래 놓일 때까지!’
유형선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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